‘삼례나라수퍼 강도치사사건’의 재심 개시가 최종 결정됐다.
전주지검은 11일, 법원의 재심 개시 결정에 대해 즉시 항고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항고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공익의 대표자로서 향후 공판과정에서 객관적·중립적 자세로 진실 규명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의 항고 포기로 ‘삼례나라수퍼 강도치사사건’은 다시 법원의 판단을 받게 됐다.
재심은 통상적인 형사재판과 같은 절차로 진행된다. 사건을 재판부에 배당하면 해당 재판부가 기일을 잡아 공판을 진행한다.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재심 개시절차를 담당했던 전주지법 형사1부(장찬 부장판사)가 심판절차도 담당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전주지법 관계자는 “신속하게 기일을 잡아 재판을 진행할 방침이다”고 전했다.
‘삼례나라수퍼 사건’은 지난 1999년 2월 6일 새벽 4시께 우석대학교 앞에 위치한 나라슈퍼에서 발생한 3인조 강도사건이다. 이 사건으로 집 주인이었던 유모씨(당시 77·여)가 질식사했다.
사건 발생 9일 후 강씨(당시 19세) 등 3명이 체포됐다. 가난하고, 많이 배우지 못한 청소년들이었다. 지적장애인도 있었다. 절도 전과가 있었던 이들은 순순히 범행을 자백했고, 재판도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같은 해 3월 12일 재판에 회부된 뒤, 대법원 선고까지 단 7개월 만에 끝이 났다. 당시 최씨 등은 각각 징역 3년에서 6년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같은 해 11월 진범이 따로 있다는 첩보가 부산지검에 접수되면서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다. 당시 부산지검은 진범으로 지목된 용의자 3명을 검거, 자백까지 받아낸 뒤 전주지검으로 넘겼다. 그러나 전주지검은 자백번복 등을 이유로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이 같은 처분은 공교롭게도 3인조 강도를 수사해 재판에 회부한 검사에 의해 내려졌다.
결국 ‘삼례 나라슈퍼 강도치사사건’은 숱한 의혹만을 남긴 채 끝이 났다. 3명 모두 수감생활을 마쳤으며, 사건 기록마저 폐기됐다.
하지만 이들은 16년이 지난 뒤 또 다시 법정에 섰다. 강씨 등 3명은 지난해 3월 5일 “경찰의 가혹행위로 인해 허위자백을 했다. 억울한 누명을 벗고 싶다”며 전주지법에 재심을 신청했었다.
전주지법 제1형사부(장찬 부장판사)는 지난 8일. 강모씨(37) 3명이 청구한 재심 신청을 받아들인 바 있다. 당시 재판부는 “청구인들이 새롭게 제출한 증거들은 ‘유죄의 선고를 받은 자에 대해 무죄를 인정할 명백한 증거가 새로 발견된 때’에 해당된다”며 재심개시를 결정했다.
임충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