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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학교의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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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학교의 기적
  • 윤복진 기자
  • 승인 2015.03.10 16: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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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의 도시집중과 저출산의 영향으로 학생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농촌학교가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폐교 위기에 놓인 농촌지역의 작은 학교들이 되살아나고 있다.

이들 학교가 다시 되살아난 배경은 무엇보다 학교가 자체 운영한 특성화된 교육프로그램의 효과가 절대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특별한 교육과정 운영 덕분에 학부모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신입생 유치도 쉬워진데다 도시 학생도 전·입학을 위해 이들 시골학교의 문을 잇따라 두드리고 있다.

이에따라 본보는 새학기를 맞은 시골학교들의 특별한 교육과정 및 우리 공교육이 나아가야 할 길을 찾아본다./편집자 주


익산시 임상동에 위치한 이리삼성초등학교(교장 문창용)는 요즘 축제 분위기다.

6년 전만해도 전교생이 20여명 내외로 폐교위기까지 몰리는 등 전형적으로 아주 작은 농촌학교인 이리삼성초등학교에 올해 39명의 신입생이 몰려 십수년만에 한 학년이 2학급으로 늘어났다는 것.

특히 이번 신입생 가운데 80%가 도심에서 들어온 학생들로 사교육과 과열경쟁에 지친 도시 학부모들이 새로운 공교육을 찾아 보금자리를 옮기고 있다.

이로인해 전교생이 지난해 90명에서 올해는 120여명으로 늘어나 신학기를 맞은 학생들의 웃음소리는 학교 울타리밖으로 흘러 넘쳤다.

이처럼 이리삼성초등학교에 올들어 신입생이 많아진 것은 특색있는 교육과정을 운영한게 주효했다.

아이들은 교과과정을 배우면서 자연과 함께 사는 법을 배우고 맑은 공기를 마시며 선생님이 읽어주는 시를 듣는 등 어린이들이 ‘산교육’을 받는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도시 학부모들이 자녀들을 이 학교에 보내기 위해 학교문을 두드리고 있는 것이다.
 
▲ 위기는 곧 기회

몇해전만해도 이리 삼성초등학교는 전교생이 20명 내외로 폐교 위기까지 내몰렸다.

그러나 이를 안타깝게 생각하던 동문들이 뜻을 모아 장학회를 만들어 활성화에 나서 교육청으로부터 학교버스를 유치하는 등 도시의 아이들을 학교로 유치하는 운동을 펼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익산시내의 아이들이 하나 둘 이리삼성초등학교에 모여들어 급기야 2013년에는 전교생 70여 명 규모의 학교로 발전한데 이어 더욱 큰 발전을 위해 학교운영위원회는 학교장을 공모하게 된다.

이리삼성초등학교의 도약은 2014년 공모교장으로 문창룡 교장이 오면서 새롭게 시작된다.

우선 학교가 추구해야 할 구체적인 초점을 명확히 했다.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였다.

아이들이 학교에 오면 서로를 존중하면서 조율하는 학교생활을 한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교직원들과 학부모들도 마찬가지다. 서로를 존중하고 조율하기에 느리고 더딘 것까지도 기다려줄 줄 안다.

이로인해 올해부터 교육청에서 한 대의 학교버스를 더 지원받게 되었을뿐만 아니라 대규모 학교 리모델링 계획도 잡혀 있다.

▲ ‘FUN SCHOOL’

문창용 교장은 부임하자마자 아이들이 행복해할 만한 프로그램과 교육 방식으로 학교를 바꿔 나갔다.

이로인해 이리삼성초등학교는 기존의 주입식 학습방법에서 탈피, 노래하고 운동하며 책 읽는 학교(FUN SCHOOL)를 추구하고 나섰다.

먼저 전교생을 비롯해 교사, 학부모들까지 기타와 비슷한 우쿨렐레를 배워 모두가 연주를 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학생들보다 학부모들이 더욱 우쿨렐레에 빠져 급기야 이들 학부모들은 우쿨렐레‘오하나’팀을 결성해 여러곳에서 초청 공연을 하는 등 유감없이 기량을 발휘하고 있다.

또한 학생들은 야구와 비슷한 티볼 운동을 매일같이 학교 운동장에서 실시하고 있으며 전교생이 골프도 배우고 있다.

이외에도 학교측은 도서관 가는 날을 운영해 대도시인 서울을 비롯해 전주, 익산 등지의 현대화된 도서관들을 찾아다니며 도서관수업도 병행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세계화시대에 맞춰 원어민과 원어민 수준의 강사를 투입한 캐나다식 영어캠프와 시인학교, 직업진로교육, 심고 가꾸어 돌려주는 흙체험학습 등 다양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학교 인기가 높아진 건 특색있는 교육과정 때문으로 풀이된다.

교사들은 일대일 지도를 통해 아이의 잠재력을 일깨우는 등 작은 학교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는 등 일찍 등교하거나 늦게 귀가하는 학생들을 보살피고 있다.

자연과 어우러진 체험활동은 기본이고 노래하고 운동하며 책 읽는 학교라는 교육과정을 추구하고 있는데다 경쟁보다는 서로를 존중하고 조율하는 생활이 저변에 깔려있다.

이로인해 아무 학생이나 붙잡고 “너, 지금 행복하냐?”고 물으면 학생들 모두 하나같이 “네, 행복합니다.”라는 말을 들을 수 있다.

▲‘찾아오는 학교’로 만든 문창용 교장

“농촌학교도 운영하기에 따라 도시학교보다 높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지난해 교장공모제를 통해 이리 삼성초등학교 교장으로 부임한 문창용 교장은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행복해질 수 있을까?’를 항상 고민한다.

문교장의 부임과 동시에 교직원과 학부모, 총동창회, 지역주민 등이 하나로 뭉쳐 이리삼성초교를 살리는데 온갖 노력을 기울이면서 학교는 변모하기 시작했다.

문 교장은 “삼성초교의 발전은 현재진행형”이라며 “농촌체험학교 운영 등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으로 작지만 강한, 모두가 행복한 학교를 만들 계획”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라는 슬로건을 내세우고 있는 문 교장은 “공교육 혁신의 길은 본질을 향해 가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지난해 3월부터 현재까지 문 교장은 ‘학교장의 아침편지’를 통해 학생들을 비롯해 교사들에게 학교의 크고 작은 일을 소개하는 등 벌써 50여통에 가까워지고 있다.

매사 질 높은 교육을 고민한 문 교장은 본질과 크게 어긋난다고 생각된 학습평가를 개선한데 이어 여러가지 변화를 도모했다.

문 교장은 경쟁이 아닌 협동 체제로의 전환 그리고 충분한 놀이 시간 즐기기, 교육과정 운영은 참 실력을 키우는 수업개선과 모두가 대우받는 행복감 고취, 철저한 수요자 중심의 다양성과 사교육에 대항하는 경쟁력 확보를 위해 힘쓰고 있다.

문 교장은 “학력향상이 학교가 해야 할 기본적 책무라는 것에 공감하지만 실력이라는 것은 학습자에게 오랫동안 남아서 유용해야 하고 그 실력은 다른 것을 배울 수 있는 기반이나 도구 또는 전이가 높은 것이여야 된다”면서 “기존의 주입방식보다는 토론학습, 문제해결학습, 프로젝트학습, 체험학습 등이 학습이 되고 오래남는 만큼 삼성초의 수업개선은 배움이 많이 남는 수업방법을 많이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교장은 이어 “자연환경이 우수하다는 것, 그리고 여러 아이들이 함께 생활하면서 사랑을 골고루 받을 수 있다는 것이 농촌학교 특성이다”면서 “이곳에 특색있는 교육과정을 운영할 때 농촌학교는 살아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리삼성초등학교는 주입식 경쟁 교육 대신, 학생의 자발적 참여을 유도하는 혁신교육을 도입하는 등 시골 학교의 작은 기적이 ‘공교육 바로서기’의 의미를 보여주고 있다.

윤복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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