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선행학습금지법)이 시행됐지만 학원가에서는 선행학습이 여전히 활개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규제법이 학교 내 선행학습만 금지한 까닭에 되레 학원들만 지난 겨울방학동안 특수를 누리는 등 표정관리에 나섰다는 것.
실제 일부 학부모들은 자녀들이 뒤쳐질까 두려워 지난 겨울방학 동안 무분별한 스파르타식 교육을 시키는 등 ‘초스피드 선행교육’을 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일부 학원에서 선행학습을 하지 않으면 다른 학생에 뒤처질 수 있다는 불안 심리를 자극하며 학부모를 비롯해 학생들을 현혹하는 등 특수를 누리고 있다는 것.
심지어 지난 겨울방학동안 올해 대학입시를 앞둔 고등학생뿐 아니라 특목고 준비나 선행학습을 하려는 중학생들은 유명강사들이 많다는 서울의 학원까지 가서 하루 5∼8시간 가량 수업을 듣는 등 원정선행 강의까지 들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는 중·고교생의 선행학습 뿐만 아니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영재과정에 보내기 위해 방학동안 영어·수학·과학 등 3∼4군데의 학원에 보내는 부모들도 있다.
실제 전주시 덕진구 모 초등학교 5학년에 다니는 딸을 둔 학부모 최모(44)씨는 주변에서 자녀를 명문대학이나 의과대학에 보내려면 이너서클(영재교육원, 자사고 및 특목고)에 들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초등학교때부터 영재교육을 시켜야 한다는 얘기를 듣고 고민하다 방학을 이용해 학원 3군데를 선택했다.
최씨는 “학원비만 한달에 100만원이 넘지만 지금도 늦었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 걱정”이라며 “금전적으로도 어렵고 이렇게까지 해야 되는 가라는 생각도 들지만 시키지 않으면 불안하고 뒤쳐지는 것 같아 어쩔수 없이 과외를 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을 빌미로 일부 학원들의 경우 선행교육 규제법에 따라 선행학습을 한다는 광고를 하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학원 상당수는 몇년씩 과정을 앞당겨 가르치고 있다며 전단지 광고도 서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일부 학원들의 선행학습이 도를 넘어서고 있지만 관계기관은 단속할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전북도교육청은 지난해 도내 2641개 학원에 대한 교습시간 위반 및 불·편법 운영, 허위·과장 광고 등 일제점검을 실시해 513개 학원을 적발한 가운데 허위·과장 광고는 단 1건만을 적발됐다.
이처럼 허위 과장 광고에 대한 단속이 이뤄지지 않는 이유는 초·중·고 학원이 너무많아 실질적인 단속이 불가능한데다 적발된데도 낮은 행정지도밖에 할 수 없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정부가 선행 학습을 줄이겠다고 법까지 제정했지만 학생들은 이곳저곳 학원을 전전하며 선행 학습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신학기 시작과 함께 사교육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불법·편법 운영 학원에 대한 집중 지도·점검을 통해 학원비 안정화를 유도 할 예정이며, 이와 더불어 학기 초 과도한 선행학습 유발 광고·선전 등을 실시하는 학원 등의 실태 점검을 통해 불필요한 선행학습을 억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윤복진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