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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조선책략(新朝鮮策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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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조선책략(新朝鮮策略)
  • 전민일보
  • 승인 2014.09.11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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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상록 농촌지도사

 
견원지간(犬猿之間)이었던 프랑스와 독일은 유럽연합(EU)의 핵심국가다. 미묘한 것은 또 다른 강국인 영국이다. 관련해 영국의 입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말이 있다. ‘영국이 EU에 가입한 이유는 그것을 붕괴시키기 위한 것이다.’이런 현실속에서 독일과 프랑스의 협력이 없는 유럽통합은 생각할 수 없다.

나폴레옹(Napolon Bonaparte)과 비스마르크(Otto E. L. von Bismarck) 그리고 히틀러(Adolf Hitler)와 드골(Charles De Gaulle)에 이르기까지 철저하게 서로를 굴복시키려했던 그들은 어떻게 화해 할 수 있었을까. 우리가 그것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는 것은 동북아에서 벌어지고 있는 급박한 상황 때문이다.

현재 한반도를 둘러싸고 있는 국제정세는 구한말과 꼭 같은 크기로 비교할 수는 없지만 여전히 요동치고 있다. 세계 4대 초강국이 접해있는 한반도는 그래서 불안하다.

여기서 한 가지, 대한민국과 구한말 조선은 과연 어떻게 차별화 되는가.

비록 분단 상태지만 대한민국은 구한말의 나약한 조선이 아니다. 주변의 초강대국이 아니라면 지구상 어디에 위치해도 함부로 할 수 없는 역량을 가진 국가다. 문제는 상대성에 있다.

노무현 정부시절 중앙 일간지의 한 논설위원과 차 한 잔 나눌 기회가 있었다.

얘기도중 그가 이런 얘기를 했다. “일본인들은 대한민국을 홋카이도(北海島) 정도로 밖에 생각하지 않는다.”유쾌하지 않지만 일본만이 아닌 외부에서 보는 객관적 시각이다.

그것을 알 수 있는 근대사의 아픈 기억 하나다. 1945년 소련군은 미군이 상륙하기 전에 한반도 전역을 점령할 수 있었다. 그런데도 북위 38선을 경계로 하자는 미국의 제안을 수용한다. 소련은 왜 그랬을까. 그들은 양보의 대가로 홋카이도 전체도 아닌 반쪽을 원했다.

물론, 한국은 그 당시의 그런 미약한 존재가 결코 아니다. 다만,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한국은 언제나 강대국의 이익에 희생당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점이다. 역사는 되풀이 된다.

“일방이 제3국에 의해 강압적 대우를 받을 때 다른 일방은 중재를 한다.” 1882년 조선과 미국 사이에 체결된 [조미수호통상조약] 1조에 나오는 내용이다.

이른바 ‘거중조정(Good office)’이다. 이것을 믿은 고종(高宗)은 1905년 당시 대통령 데오도어 루즈벨트(Theodore Roosevelt)에게 조미수호조약에 따라 일본침략을 막아달라고 호소한다. 그러나 루즈벨트는 이미 일본의 한국지배를 인정한 ‘태프트-가츠라 밀약’을 맺은 직후였다.

팔머스톤(Viscount Palmerston)의 얘기처럼 국제사회에 영원한 우방도 적도 없다. 오직 불변하는 것은 국익만이 있을 뿐이다.(Britain has no eternal friends or eternal enemies, only eternal interests.) 철저하게 국익에 따라 진행된 구한말의 상황이 이젠 달라질까.

황준헌(黃遵憲)이 러시아의 남하정책에 대비하기 위해 쓴 책이 [조선책략(朝鮮策略)]이다. 그는 조선을 향해 이런 해결책을 제시한다. ‘친(親)중국, 결(結)일본, 연(聯)미국’

하지만 황준헌이 그 후 진행된 역사적 사실을 알았다면 자신의 책이 얼마나 허무한 단상이었는지 깨달았을 것이다. 현재 한국이 당면한 현실은 냉혹하다. 그리고 그 과정은 계속될 것이다. 이른바 중립외교라는 것을 기대하지만 그것은 희망과는 달리 때로 약자의 막연하고 신기루 같은 몽상으로 끝나고 만다. 왜냐하면 강자는 선택을 강요하기 때문이다.

광해군(光海君)과 인조(仁祖)정권은 물론 구한말에 이르기까지 한국사는 항상 그것에 답을 강요받아 왔고 그로 인한 대가는 혹독했다. 현실이 더욱 급박한 것은 분단국이란 점이다.

그런 점에서 통일한국은 초강대국에 둘러싸인 우리가 자존할 수 있는 최소한의 필요조건이다. 우리 자신을 제외한 그 누구도 우리를 완벽하게 보호하진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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