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룩은 전통술의 발효제로 숙성 중에 찹쌀, 멥쌀, 보리쌀, 옥수수, 수수, 조 등 주원료의 전분질이 분해, 당화하여 포도당으로 만들어주는 효소원이 되는 원료이자 당을 분해하여 알코올을 생성시키는 효모를 증식시켜놓은 것이라 할 수 있다.
술을 빚을 때 누룩에서 자란 누룩곰팡이 황곡균, 백곡균, 흑곡균을 주로하여 젖산균과 효모(사카로마이세스 코리아누스 Saccharomyces coreanus , 사카로마이세스 세르비제 : Saccharomyces crerevisiae)가 공생공존하여 술의 발효에 관여하게 된다.
이러한 누룩은 예로부터 술뿐만 아니라 고기를 재우거나 약을 만들거나 식초를 만들 때도 사용하였다. 오늘날 전통술빚기가 맥이 끊기면서 누룩 또한 자연스럽게 생활 속에서 멀어졌는데, 누룩이 요즘 새롭게 생활 속에서 각광을 받고 있어 화제다.
누룩이 새롭게 꽃을 피운 곳은 다름 아닌 여성의 얼굴이다. 누룩의 성분이 여성들에게 새롭게 다가서게 된 계기는 일본의 대표적인 화장품인 SKⅡ때문이었다.
SKⅡ의 대표상품인 피테라에센스의 탄생에 관한 이야기는 너무나 유명해서 화장품에 관심이 조금만 있는 사람이라면 왠만하면 알고 있을 것이다. 피부에 좋은 원료를 찾던 화장품 회사의 연구원들이 1970년대 중반 어느 사케 주조장에서 장인의 얼굴이 햇빛에 그을려 검고 주름이 많았던 것과 달리 그의 손은 아기피부처럼 희고 부드럽다는 것을 발견해 사케 원료인 효모의 발효과정에 비밀의 열쇠가 있다고 생각하고 5년에 걸쳐 350여종의 효모를 하나하나 실험한 결과 마침내 피부세포 대사를 증진하고 피부 리듬을 회복시키는 효모를 찾아냈다.
갈락토미세스라고 불리는 이 성분은 멜라닌 생성을 저해하는 능력과 염증 반응 유도를 저해하는 능력이 뛰어난 것이 특징이었다.
이렇게 탄생한 SKⅡ의 피테라에센스는 현재까지도 꾸준히 많은 여성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요 근래 국내에서 피테라에센스와 같은 성분인 갈락토미세스 성분을 원액으로 하는 화장품들을 포함하여 실제로 누룩을 발효하여 만드는 화장품들이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새살로 코스메틱의 갈라토미세스는 누룩발효 효모인 갈라코미세스 원액으로 피테라에센스와 같은 성분이다. 토니모리에서 시판하는 갈락토미세스 퍼스트 에센스 또한 SKⅡ 피테라에센스와 같은 성분으로 원료사 자체 임상 효능 효과 평가 결과에서 효능을 입증 받은 바 있다. 자이모겐의 닥터화이트 더 포스트 세럼은 부산금정산성의 산성누룩을 발효시켜 만든 발효원액이다.
아모레 퍼시픽의 한율 홍국발효진액 스킨은 여주의 쌀로 홍국(붉은 누룩)으로 발효하여 만든 발효진액 스킨이다. 아모레퍼시픽의 미샤 금설 기윤 에센스 또한 누룩을 발효한 신국 추출물을 함유한 에센스이다.
이렇듯 누룩 성분이 들어간 화장품들은 각질 제거효과와 탄력, 미백, 멜라닌 합성 저해 효과가 뛰어나다. 누룩화장품과 더불어 누룩 팩 또한 각광을 받고 있는데, 그간 전통술의 발효재로서만 사용되었던 누룩의 새로운 길은 의외의 길이라 놀랍다.
실제로 술을 빚어본 사람들은 술덧을 치대고 항아리에 넣은 후 손을 씻을 때 손이 굉장히 보드라운 느낌을 받게 되는데, 느낌만 있을 뿐 임상실험자체가 안되었기 때문에 그런 현상을 입증할 수는 없었다.
화장품 임상실험에서도 누룩의 뛰어난 성능이 입증되었다고 하니 반가울 따름이다.
술이란 자고로 혈액순환을 도와 얼굴이 발그레하니 곱게 변하게 만드는 마법의 물이다. 그런데 술을 만드는 기본 발효재인 누룩 또한 여인의 얼굴을 아름답게 하는데 일조한다 하니 이래저래 술과 누룩은 관계의 아름다움과 더불어 여인의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묘약임에 분명하다.
더불어 전통누룩의 다음 행보가 궁금해지는 오늘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