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0일 전주지검 남원지청에서 수사를 받다 감시가 느슨한 틈을 타 탈주를 감행했던 이대우는 전국을 돌아다니며 때로는 은닉하게, 때로는 과감하게 도주행각을 벌여왔다. 이 과정에서 어머니 등 친인척과 교도소 동기로부터 도주 자금을 확보하는 한편, 절도행각이 펼치기도 했다.
이대우의 이같은 행동은 다시 교도소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절박감에 비롯된 것이기는 하지만, 26일 동안 전국을 돌아다니며 마치 검·경을 비웃기라도 한 것은 시민을 불안에 몰아넣는 한편, 어쩌면 한심한 검·경의 수사망이 다시 한번 부각되게 만들었다.
일차적으로 드러나는 부실한 검·경의 수사는 이대우의 가족 및 친구 접촉이다. 이대우는 지난달 24~25일 어머니와 남동생을 만났고, 27일에는 교도소 동기와 접촉했다.
하지만 검·경은 접촉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대우가 교도소 동기와 접촉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잠복근무를 펼쳤지만, 가족을 만난 사실은 수사하지 못했다.
범죄자가 검찰에서 수사받던 도중 그대로 달아나버린,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벌어졌음에도, 검·경은 탈주범이 가족과 접촉할 가능성은 제외시켜버린 것이다.
나라의 법과 치안을 책임지는 검·경이 정착 이대우가 가족과 만난 것은 전혀 알지 못했다고 하니, 어안이 벙벙할 뿐이다. 검·경의 부실한 수사가 계속되는 사이, 이대우는 유유히 도주해 여관에 투숙하고, 임대차 계약 체결까지 시도했다. 이대우의 장기적인도주를 결국 검·경이 도와준 꼴이다.
전주지검은 이대우 검거 후 국민에게 죄송하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표명했다. 또한 이번 사건에 대해 모든 비난은 검찰이 받아야함을 강조했지만, 허술한 범죄자 관리, 부실한 수사를 펼친 검·경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불안함 속에서도 검거에 결정적제보를 한 시민을 위해서라도 앞으로도 검·경은 석고대죄를 뛰어넘는 사죄와 각성, 그리고 재발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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