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기아자동차 노조는 올해 임금단체협상 핵심안건 중 하나로 그동안 현대차 전주공장에서 독점 생산해온 2.5톤 트럭의 광주공장 생산을 회사 측에 공식으로 요구했다.
기아차 노조는 2.5톤 트럭의 생산이 근로조건 개선에 그리 큰 도움이 되지는 않지만, 회사의 외형적 성장과 지역경제 활성화에는 상당한 도움이 된다는 판단 하에 이같은 요구를 공식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전주공장 노조가 기아차 노조를 비난하고 현대차 노조 차원의 강력한 대응을 주장함으로써, 일각에서는 노-노 갈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 우리가 우려하는 것은 기아차 노조의 요구가 현대기아차 그룹에서 볼 때 단순히 건의로 치부할 사안이 아니라는 점이다. 현대차 전주공장의 2교대 도입과 주말특근이 앞으로도 성사되지 않는다면, 이에 따른 2.5톤 트럭의 생산물량 감소 및 시장점유율 하락을 사측에서 버틸 재간이 없어서다.
현대차 전주공장이 지난 한해 생산한 전체물량 중에서 2.5톤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47%다. 전주공장의 생산물량의 절반 가깝게 차지할 정도라면, 2교대 도입 및 주말특근 거부에 따른 생산 차질은 심각한 문제라 할 수있다.
이렇다보니 평균 5~6개월이었던 2.5톤 트럭 구매 대기행렬이 최장 8개월이 늘어났다고 한다. 이로 인해 구매자들은 중고차나 경쟁사 차종 구입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중형트럭의 독점 생산체제가 위협받게된 가장 큰 이유는 2교대 도입 및 주말특근거부와 생산량 차질이다. 현대차 전주공장 노조가 기아차 노조를 비난하는 것은 본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고 본다.
노조나 사측에서 2교대 도입과 주말특근 문제에 대해 성실히 교섭에 응하고, 특히 노조측에서 대승적인 차원에서 용단을 내렸다면 이러한 우려스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지역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자치 노-노 갈등까지 부추길 개연성까지 있는 만큼, 2교대도입 등이 조속히 해결되고 전주공장의 독점생산도 지속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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