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에서 도병락 개인전이 개최된다.
8일 전북도립미술관은 오는 10일부터 15일까지 6일간 서울관에서 ‘도병락 개인전’이 열린다고 밝혔다.
목원대학교 미술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한 도 작가는 이번 전시가 작가의 11번째 개인전이다. 그동안 도 작가는 전북도립미술관 개관기념전을 비롯해 다수의 기획초대전 및 단체전에 참가했다. 또한 국내외(뉴욕, 홍콩, 스위스, 벨기에 등) 아트페어와 기획전에 참여하며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작가는 타이어 같은 두껍고 단단한 검은 고무판을 칼로 저미는 작업들을 보여준다. 이전의 작품들은 스티로폼 조각을 자르고 이어 붙여 만드는 작업인데, 이 역시 고무 작업 못지않게 오랜 작업시간을 요구하는 노동에 가까운 힘든 작업이다.
전작들에서 그는 회화작업도 장시간 오밀조밀 매만지고 가다듬어 일정한 식물의 패턴을 형상화하는 작업을 했었다. 그 후 작가는 가벼운 스티로폼과 단단하고 무거운 고무를 넘나들며 반복적이고 운율적인 패턴을 심어 놓는 작업을 시작했다.
미술관은 작가의 블록 작품들이 의식 또는 무의식 세계에서 사라진 것들과 그 사라진 시간 속에서 삶의 조각을 맞추는 행위와도 같다고 설명했다.
인간은 누구나 사라진 것들에 대해 집착하고 영향을 받는데 작가가 만들고 있는 퍼즐들은 그것들의 집약적인 존재로 표현된다는 것. 인생과 삶 그리고 무의식 속에서 스쳐가는 모든 것들이 지금 이 순간에만 존재했다가 먼지처럼 사라져버리는 허무함에 대해 작가는 말하고 있다. 의식과 무의식의 세계를 교차하는 수많은 연결고리들 속에서 기억은 우리의 존재에 대한 이유를 확인시켜주며, 동시에 참혹한 허무함과 아쉬움을 남긴다.
미술관 관계자는 “작가는 작품을 통해 현재, 지금이라는 시간을 붙잡고 싶어 한다”며 “그의 작품들은 인생의 순간순간을 붙여주는 접착제의 역할을 하는 것일 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행위를 통해 망상이나 잡념을 지우고 현재의 순간 속으로 집중해 그 순간에 의미를 부여한다”며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과거와 미래의 인식에 갇혀 세상을 바라보는 우리에게 현재라는 열려 있는 눈으로 세상의 실체를 알 수 있게 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윤가빈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