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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벌의 왕‘바지락’전천후 혈기 왕성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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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벌의 왕‘바지락’전천후 혈기 왕성하길
  • 전민일보
  • 승인 2013.03.26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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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지락은 주로 모래, 자갈, 펄이 섞인 지역에 많이 서식하지만 다른 조개와 같이 특정한 펄을 선호하지도 않고 환경변화에 민감하지 않아 대부분 조개가 폐사를 일으키는 지역에서도 꿋꿋이 살아가는 전천후 조개이다.
서식 장소에 따라 맛과 형태가 차이가 나고 무늬도 다양한데, 유기물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물이 활발하게 흘러오는 장소에서 성장한 것은 패각도 크고 조갯살도 충실하지만 환경이 나쁜 곳에서 자란 것은 똥똥하고 작달만하게 된다.
정약전의「자산어보」에는 천합(淺蛤)이란 이름으로‘큰놈은 크기가 두 치 정도이고 껍데기가 매우 엷으며 가로, 세로 미세한 무늬가 있어 가느다랗게 짠 천(細布)과 비슷하다. 양 볼이 다른 것에 비해 높게 튀어 나와 있을 뿐아니라 살도 또한 풍부하다. 빛은 희거나 청흑색을 띠며 맛이 좋다’고 기록했다.
바지락은 입수관을 통해 들어온 해수를 여과해서 먹이를 취하므로 환경 정화 능력이 우수하다. 최근 발표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바지락 3cm정도의 개체 하나가 시간당 평균 약 1ℓ의 바닷물을 여과한다고 한다. 바지락이 하루에 최소한 2시간 정도는 활동한다고 계산하더라도 하루에 2ℓ정도의 바닷물을 여과한다고 하니 바지락이 갯벌에서 정화해 내는 물의 양은 실로 엄청나다. 바지락은 봄이 되면 여름철의 산란에 대비해 원기왕성하게 빨아들여 물속의 유기물을 흡수해 크게 성장하는데 이때가 가장 맛있는 철이다.
바지락은 뭐니 뭐니 해도 껍질채 삶았을 때 나오는 시원한 국물맛이 일품인데, 제철 바지락을 삶은 국물은 새벽안개처럼 시원한 감칠맛이 난다. 우리가 일상 속에서 쓰는 말 중에서 뜨거운 국물을 마시면서 시원하다고 표현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우리 민족은 차가울 때 느끼는 외피(外皮)감각적 쾌감이나 창자 속에 응어리가 풀리는 내피(內皮)감각적 쾌감도 똑같이 시원하다고 표현한다. 조갯국, 콩나물국, 북어국 등 뜨거우면서도 시원하다고 하니 서양 사람들은 이런 감각을 도저히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바지락의 시원한 감칠맛은 타우린, 베타인, 글루탐산, 핵산류(이노신산)와 유기산인 호박산 등이 어우러져 내는 맛이다. 바지락의 시원한 국물을 이용한 조리 중 으뜸으로 꼽히는 것이 바지락을 삶아 우려낸 국물에다 쫄깃쫄깃한 칼국수를 넣은‘바지락 칼국수’이다.
바지락 국물을 몸에도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간이 약해 쉽게 피로하고 황달기가 있는 사람에게는 바지락 국물을 권하였으며, 봄철에 몸이 나른하고 손톱의 흰 반점이 커졌을 때나 술을 마신 다음날의 숙취에는 반드시 바지락 국을 끓여 먹곤 하였다.
바지락에는 타우린이 1,500mg가 들어 있는데, 이는 조개류 중에서 전복, 소라 다음으로 많은 함량이다. 타우린은 간장의 해독기능을 강화시키며, 혈액 중의 콜레스테롤을 감소시켜 혈압을 정상화 시킨다.
또한 인슐린의 분비를 촉진시켜 당뇨병을 예방하고, 시력의 회복과 근육의 피로회복에도 지대한 효과가 있다고 하여 2차 대전 중 일본군 비행기 조종사에게 다량먹인 적도 있다.
바지락은 서해안의 조개류 중에서 가장 많이 생산되고 있다. 특히 바지락은 갯벌해역에서 자연발생되는 것을 채취하기도 하고, 양식장에서 인위적으로 관리하여 채취하는 방식이 있지만 사실은 모두가 먹이를 별도로 주지 않고 자연 환경에 의존하기 때문에 똑같이 자연산인 셈이다.
우리 지역에서 많이 생산되는 바지락을 많이 먹고 전천후 혈기 왕성하시기를 바란다.

이채성/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서해지사 자원조성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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