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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불교 종파, 군산 동국사에 참회비 세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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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불교 종파, 군산 동국사에 참회비 세워
  • 김병진
  • 승인 2012.09.18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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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의 일본식 사찰인 군산 동국사에 과거 일본의 만행을 반성하고 참회하는 비석이 세워졌다.

 

일본 불교 최대 종단인 조동종은 16일 오전 10시 군산 동국사에서 ‘조동종, 지난 과오·첨병 노릇 참회합니다’라는 ‘참사(懺謝·참회와 사과의 줄임말)’ 비문 제막식을 열었다. 이는 일제의 한국 침략 만행에 동조해 함께 움직였던 일본 불교 종단이 과거사를 반성해 실천으로 옮긴 첫 사례다.


동국사는 지난 1909년 일본 조동종 승려에 의해 개창된 뒤 4년 뒤인 1913년 일본 불교 전통의 건축 양식으로 지어졌다. 현재는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500여개의 일본식 사찰 가운데 유일하게 남은 것으로 초기의 일본 절집 모습을 온전하게 갖추고 있다.

 

이처럼 조동종과 동국사에 얽힌 사연이 알려지면서 일본에는 동지회(‘동국사를 지원하는 모임’·회장 이치노헤 쇼고 조동종 승려)가 생겨나기도 했다. 이번 참사비 건립도 동지회가 주관해 모든 비용을 부담했다.


이날 오전 10시께 조동종 스님 10여 명은 ‘동국사 창건 제104주년 다례제’에 참석해 참회법회를 갖고, 비문 제막식을 함께했다. 동국사 경내 한켠에 황등석 화강암으로 세워진 참사비의 크기는 가로 3m, 세로 2.3m다. 20년 전 조동종이 발표했던 장문의 참회문 일부를 발췌해 일어 원문과 한국어 번역문을 병기했다.


비문에는 “해외 포교를 핑계로 일제가 자행한 야욕에 수많은 아시아인이 인권 침해, 문화 멸시를 당했다. 이는 불교적 교의에 어긋나는 행위다. 석가세존과 역대 조사(祖師)의 이름으로 행했던 일은 참으로 부끄러운 행위다. 진심으로 사죄하며 참회한다”는 내용이 새겨졌다. 특히 명성황후 시해 폭거와 창씨개명으로 국가와 민족을 말살하는 과정에서 조동종 승려가 민중 회유와 첩보 활동에 나섰던 사실도 고백하고 있다.


참사문은 “한반도에서 일본은 명성황후 시해라는 폭거를 범했으며 조선을 종속시키려 했고, 결국 한국을 강점화 함으로써 하나의 국가와 민족을 말살해 버렸다”며 “종문은 그 첨병이 되어 한민족의 일본 동화를 획책하고 황민화 정책을 추진하는 담당자가 됐다”고 밝혔다.

 

실제 지난 1895년 명성황후 시해사건의 배후인물로 체포된 일본인 가운데 당시 일본 불교 조동종 소속의 승려인 ‘다케다 한시(武田範之·1863~1911)’등이 포함됐다. 당시 다케다는 시해사건의 책임자인 일본 공사 미우라 고로(三浦梧郞)의 핵심 참모로 친일단체 일진회를 통한 한국 병합공작을 주도하기도 했다.


이날 동국사 종걸 스님은 “불교인들이 권력에 편승해 가해자 입장에서 포교했던 조동종의 해외 전도 과오를 진심으로 사죄하는 참사문 비를 세워짐에 따라 양국관계 복원과 발전을 도모하는 새로운 역사를 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믿는다”며 “한일 불교의 진정한 우호관계가 계속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병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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