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황식 국무총리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지방이전 문제를 오는 6월말 안에 매듭지을 방침을 밝혔으나 정부가 뚜렷한 원칙과 로드맵조차 마련하지 않아 6월을 넘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정부는 지난해 12월말 안에 LH문제를 매듭짓겠다는 방침을 밝혔다가 다시 올해 1월말로 연기했고, 최근에는 3월중으로 제시했다가 이제는 6월말 안으로 계속 일정을 연기하고 있어 정부가 지역 간 대립현안에 적극적인 의지를 갖지 않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비난여론 이다.
김 총리는 지난 22일 총리실 출입기자단과 간담회에서 지역현안 갈등사업과 관련, “올 상반기 안에 원칙에 따라 정리할 계획인데 지역 간 대립구도로 가면서 궐기대회까지 하는데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 만큼 정부를 믿고 기다려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북도는 지난해 12월 10일 전주시청 광장에서 7000여명의 도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LH본사 전북유치를 위한 범도민 궐기대회를 개최했고, 조만간 서울에서 추가적인 궐기대회를 준비하고 있어 김 총리의 이날 발언은 전북도의 자제를 촉구한 것으로 보인다.
김 총리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와 동남권 신공항, LH공사 이전문제 등 3대 현안에 대해서는 “과학벨트는 법에 의한 필요 절차 진행할 것이고, 동남권 신공항의 경우 평가(용역) 결과를 토대로 결정하기에 상반기 중에 마무리 할 수 있다”고 확실한 입장을 밝혔다.
이날 김 총리는 LH본사와 관련, “기본적으로 양 지역의 협의를 통해 합의점을 도출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았는데 성과를 거둘 수 없는 형편이어서 결국은 지역발전위원회에서 다뤄야 한다”며 정부가 지역 간 협의도출에 더 이상 무게를 두지 않을 방침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LH본사 이전문제에 대해서는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6월말 안에 마무리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다소 애매한 입장을 보여 하반기로 넘어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여전히 열어 뒀다.
김 총리는 “현재 지역발전위원장이 공석이어서 위원장을 빨리 선임해서 6월말 안에는 마무리 지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면서도 “또 다시 급박한 돌발사건 있다면 (연기)모른다”고 밝혀 현재 국토부와 총리실이 구체적 방안을 확정하지 않은 점을 반증했다.
그러면서도 김 총리는 “(LH문제)상반기 중 마무리 져야지 이런 문제들로 인해 오히려 갈등이 계속되는 것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지만 지난 2년간 정부의 오락가락 정책이 현재의 전북과 경남의 갈등을 부채질 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부 책임론이 부각됐다.
당초 국토해양부는 지난해 12월말 안에 LH이전문제 매듭방침을 지키지 못하자 이명박 대통령에게 ‘2011년 업무보고’를 통해 1월안에 이전방안을 마련할 계획을 보고했지만 이 또한 무기한 연기된 상태이다.
이에 국토부는 3월중에 LH문제 해결에 나설 의향을 내비쳤지만 지난해 10월 이후 지역발전위원장 공석사태가 4개월째 지속되고 있어 3월은 커녕 김 총리가 발언한 6월말 안에도 해결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2년간 LH문제가 불거졌음에도 뚜렷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지역 간 합의만을 앞세워온 정부가 구체적 로드맵과 이전원칙도 세우지 않은 채 막연하게 6월말 안에 마무리 짓겠다는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어 오는 2012년 혁신도시 완공에 차질까지 우려되고 있다.
윤동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