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대 내에서 추가 발생하면 신규 발생 아니다(?)...
구제역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지만 정작 정부의 구제역 발생 통계는 주먹구구식에 그치고 있어 일선 현장에서 혼선을 겪을 우려를 낳고 있다.10일 농림수산식품부 구제역 발생 통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현재 구제역 발생은 9개 시도, 70개 시군에서 146건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발생건수별로는 경북이 59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강원 33건과 경기 23건, 충남 16건, 충북 8건, 경남·인천 각각 3건 등의 순이다.
그러나 구제역 발생으로 인한 살처분 농가수는 예방적 살처분까지 포함해 총 5805개 농가로 발생건수의 40배에 달한다.
구제역 발생건수와 살처분 농가수가 상식 밖으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
이는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았어도 역학관계에 걸려 예방차원에서 살처분을 실시한 농가가 전체 살처분 농가의 50%라고 감안하더라도 최소 2800개 농가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이처럼 농식품부 구제역 발생 통계와 실제 발생농가 수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은 구제역 발생으로 인한 방역대(발생농가 반경 10km 이내) 내에서 추가로 구제역이 발생할 경우 신규 발생으로 집계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구제역이 발생해 형성된 방역대 내에서 구제역이 기하급수적으로 발생해도 통계상에는 최초 발생 1건만 집계된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구제역 전국 확산 심각성 인식 미흡 및 차단방역대책 수립 혼선 등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도내 한 축산분야 전문가는 “구제역 발생에 있어 중요한 것은 발생농가의 증감 추이”라면서 “전국적으로 확산된 구제역이 하루 평균 어디까지 확산되고 전염농가수의 증감여부 등에 따라 차단방역대책 수립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특히 구제역 1차 백신접종이 완료된 만큼 발생농가가 줄었는지, 늘었는지를 파악하면서 향후 차단방역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현재로써는 방역대 내에서 구제역이 추가로 발생할 경우 집계는 하지 않고 예방적 살처분까지 포함, 매몰에만 급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 관계자는 “구제역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가축전염병에 대한 의식이 많이 개선됐지만 살처분 농가수가 6000농가에 육박한다는 것은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며 “방역대 내 추가 발생도 통계에 포함, 가축전염병에 대한 무서움 등을 효과적으로 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운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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