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상대로 도박자금 빌려 가로챈 40대 ‘실형‘
지난 6월 23일 오전 10시께 순천시 중앙동의 한 대로변을 걷고 있던 A(68)씨에게 2명의 낯선 남자들이 접근했다.일행 중 한 명이 A씨에게 다가와 “어머니가 좋아하셔서 그러는데 옻나무를 구해줄 수 있냐”고 물었고, A씨는 이를 수락, 낯선 사내들의 차에 올라탔다.
하지만 이들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고 차에 탄 것이 A씨에게는 큰 불행이었다.
한참 뒤 인근 공터에 도착한 이들은 갑자기 화투를 꺼내들고 내기 도박을 했다.
A씨에 대한 사기극의 시작이었다.
무려 5000만원의 판돈이 걸린 내기는 곧 승패가 갈렸고 이긴 쪽이 돈을 요구했다.
하지만 내기에 패한 사내는 “실제 판돈이 있냐. 만약 돈이 있다면 약속대로 돈을 건네겠다”며 5만원권 돈뭉치를 꺼내 보였다.
그러나 내기에 이긴 사내는 그만한 돈이 없는 듯 했다. 사내는 이 광경을 지켜보던 A씨에게 “혹시 돈이 있으면 나에게 빌려 달라. 내기 돈을 받으면 2배로 갚아주겠다”고 말했고, 이에 혹한 A씨는 인근 은행에서 1800만원을 인출하기까지 이르렀다.
문제는 음료수를 사달라는 부탁을 받고 돈을 두고 차에서 내린 것이 실수였다.
음료수를 사기위해 A씨가 내리자마자 낯선 사내들의 차량이 줄행랑을 쳤기 때문.
노인들을 상대로 돈을 가로채는 수법의 범행에 당한 A씨는 사라져 가는 차량을 멍하니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또 한차례 범행을 저지른 이들은 결국 꼬리가 잡혔고, 법원은 이들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전주지방법원 형사 4단독 최두호 판사는 이 같은 수법으로 2차례의 범행을 벌여 노인들의 돈 총 3500만원을 가로챈 혐의(특수절도)로 기소된 이모(49)씨에 대해 징역 2년을 선고했다고 28일 밝혔다.
재판부는 “세상물정에 어두운 노인들을 상대로 계획적으로 치밀하게 범행을 저지른 피고인들의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면서 “동일 수법의 범죄로 인해 누범기간 중임에도 범행을 도 다시 저지른 점, 피해자들의 피해금액 및 그 피해회복 여부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며 이 같이 판결했다.
임충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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