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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은 즐거운 날이 아닌 슬픔을 주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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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은 즐거운 날이 아닌 슬픔을 주는 날.."
  • 전민일보
  • 승인 2010.09.24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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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곳곳이 추석 명절 분위기로 들떴지만 오히려 명절이 더 쓸쓸했던 사람들이 있다.
어느 누구하나 찾는 이 없는 홀몸노인들은 물론 직장을 구하지 못해 애 태우는 취업준비생, 집이 없어 이리저리 떠돌며 잠을 자는 노숙인 등이다.
이들에게 추석 명절은 즐거움이 아닌 슬픔을 주는 날이라고 입을 모았다.
전주시 인후동의 한 단칸방에 살고 있는 강모(79)할머니는 추석이 달갑지 않다.
몸이 불편해 자녀 집에 가기 힘들 뿐더러 누추한 곳으로 손자들을 부르지도 못하기 때문이다.
강 할머니는 "시집간 딸이 하나 있긴 한데 서울에 살고 있어 내려오지 말라고 했다"며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집에 오면 쉴 곳도 마땅히 없어 그냥 안부전화로만 끝냈다"고 애써 웃음 지었다. 
대학교 4학년생인 이모군(28)은 취업 준비를 위해 이번 추석에 고향에 가지 않았다고 한다.
직장을 구하지 못한데다 또래 친구들처럼 추석 떡값을 드리지 못하기에 부모님을 뵐 면목이 없기 때문이다.
이씨는 "올 추석 연휴는 쉬는 날이 길다보니 연휴기간동안 공부를 하지 않으면 컨디션 조절에도 힘들다"며 "하루라도 빨리 번듯한 직장을 구하는게 효도라고 생각해 공부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향에 가족을 두고 낯선 한국땅에서 일을 하고 있는 이주노동자들 역시 추석 명절은 쓸쓸하기만 하다.
추석 연휴에 공장은 문을 닫았지만, 고향을 가기엔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캄보디아 출신의 이주여성 톰찬타츠(26.여)는 한국에 들어온 지 벌서 3년째다.
하지만 한국에 시집와서 한번도 고향을 찾질 못했다.
시어머니와 남편이 잘 대해주고 있긴 하지만 추석 명절때만 되면 고향 생각이 나 눈물이 난다고 한다.
그는 "캄보디아에도 한국 추석과 비슷한 시기에 프쭘번이라는 명절을 보낸다"며 "어머니와 남동생, 여동생도 보고싶고 고향에 있는 친구들도 생각난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전주시외버스터미널 인근서 만난 김모씨(46.익산)는 추석이야기를 꺼내자 고개를 떨구었다.
사업의 실패로 신용불량자가 되면서 그리운 부모님을 못 뵌지가 벌써 수년째.
김씨는 "젊었을적 사업을 하다가 일이 잘 안돼 현재는 집도 없이 이리저리 떠돌고 있다"며 "평소에는 노동일도 하면서 하루를 보내는 데 연휴기간에는 일 할 곳이 마땅히 없어 인근 만화방이나 pc방서 시간을 때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부모님을 찾와뵙고 싶지만 사정이 이렇다보니 전화 한 통 하는 것도 쉽지가 않다"며 "하루빨리 제대로 된 일자리를 구해서 부모님께 못 다한 효도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이석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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