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에서 가장 부지런한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곳.
옛 군산역 앞 새벽시장.
사람들은 이른 새벽에만 잠시 열렸다 금세 사라진다기에 ‘도깨비 시장’ ‘반짝 시장’이라 부르고 있다.
기억마저 더듬기 어려울 정도로 오래 전 형성된 이 곳은 군산역이 옮겨간 뒤에도 많은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시골에서 배추며, 파, 상추 등을 한 보따리들고 찾아오는 60~70대 할머니에서부터 이른 새벽 알뜰시장을 보기 위해 찾는 20~30대 젊은 새댁까지….
사람들은 그래서 이 곳에 대한 ‘애착’이 남달랐고, 한 이름모를 시인(詩人)은 새벽시장을 “새벽 어둠에도 어머니의 그 따신 손길 전율처럼 느끼는 곳”이라 했다.
이런 옛 군산역 새벽시장이 군산공설시장 탄생과 함께 어떠한 운명을 맞이할 지 주목을 끌고 있다.
내년 8월 쯤 군산공설시장이 ‘초현대식’이라는 새로운 모습으로 바뀌게 될 경우 자칫 새벽시장이 다른 곳으로 이전하거나 아예 사라질 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는 공설시장이 새롭게 단장되면 주변 환경차원(노점단속 등)에서 새벽시장이 열리기가 여의치 않을 수 있고, 또 공설시장 입점자들과 마찰도 예상되어지기에 그럴 수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역사도 허물어지고 도로마저 확장되어지면 새벽시장의 운명은 좀처럼 가늠하기 힘들처지가 된다는 것.
일부 상인들은 벌써부터 우려하고 있다.
“수 십년 전부터 이 곳에서 장사를 해오면서 알고 지내는 단골만도 몇 명인디…설마 없어지겠어, 그런디 그런 얘기가 나오는가 벼. 언제부터여?”
채소를 직접 가꿔 매일 이 곳에서 내다 판다는 70대 할머니는 이렇게 걱정부터 앞섰다.
주변에서 이를 엿듣던 한 50대 아주머니도 갑자기 대화도중에 끼어들더니 한 마디 거들었다.
“그게 말이나 돼요. 우리는 어떻게 살라고…. 그렇지 않아도 그 것(공설시장 개장시 새벽시장이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고만.”
시는 이에 대해 “공설시장이 내년 8월쯤 완공될 예정이다”고 밝힐 뿐 “아직까지 옛 군산역 반짝시장에 대해 무엇하나 결정된 것은 없다”는 말만 남겼다.
그렇지만 재건축중인 공설시장 주변에 자리한 새벽시장은 언제부터인가 미묘한 기운이 감돌았다.
언제 불어닥칠 모르는 새벽시장 암운(暗雲)에 불안감만이 싹트기 시작했고, 그리고 상인들은 저마다 운명이 어떻게 결정될지 예측조차 못하고 있다.
군산=신수철기자
옛 군산역 앞 새벽시장 상인들 공설시장 완공후 내몰릴까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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