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부터 운영되는 야간 돌봄 전담 유치원이 제대로 정착될 수 있을지 벌써부터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지난달 14일 운영 계획을 밝힌 ‘야간 돌봄 전담 유치원’은 맞벌이 부부의 육아부담을 줄이기 위해 3월부터 농·어촌지역을 제외한 전국 도시지역 150개원에서 시범 운영된다.
전북지역은 모두 6곳으로 전주지역(크레용유치원, 제이그림유치원), 군산지역(서해대학부속유치원), 익산지역(영등파랑유치원, 한서유치원), 정읍지역(고은유치원) 등이다.
교과부의 발표에 따르면 오후 10시까지 운영되는 야간 유치원은 공·사립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다니고 있으면서 맞벌이 가정이거나 직장이 있는 한부모 가정의 만 3~5세 유아만 이용할 수 있다.
이용 대상 유아들은 오후 7시까지 종일제 유치원을 이용한 후 이 유치원의 차량을 이용해 야간 돌봄 유치원으로 이동하게 된다.
이용료는 각 지역 실정에 따라 책정하고 야간 돌봄 유치원에는 운영비와 보조 인력비 등이 지원되며, 저녁급식 및 간식비는 개인 이용자가 부담하게 된다.
그러나 일부 보육 종사자와 육아정책 전문가들은 야간 유치원의 정착과 안정적 운영에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전주지역 유치원 관계자는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운영하게 돼 있는 에듀 케어 유치원조차도 잘 실행이 되지 않는 게 현실인데 밤 10시까지 운영하겠다고 나서는 유치원이 있을지 의문이다”고 우려했다.
관계자는 이어 “운영비와 보조 인력비를 지원한다고 해도 보육 종사자들은 관리 책임의 부담 때문에 (야간 유치원) 운영을 꺼릴 수 있다”며 “세부 규정을 잘 마련하고 야간 유치원에 확실한 인센티브를 준다든가, 현재 종일 보육 운영이 잘 되고 있는 곳 위주로 선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유치원에 다니는 자녀를 둔 맞벌이 부모들은 야간 유치원은 “꼭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며 환영 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학부모들 역시 야간 유치원에 대한 걱정이 많기는 마찬가지.
유치원에 다니는 자녀를 둔 취업 여성인 정은경(36·전주시 서완산동)씨는 “기존 유치원도 정규시간 이후에는 따로 프로그램 없이 자유 시간으로 운영되는데 야간 프로그램이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을지, 또 검증된 인력이 배치될지 걱정부터 앞선다”고 걱정을 표했다.
정씨는 이어 “아이들이 차량으로 이동해야 하는 불편함이 없었으면 좋겠고, 퇴근 후 데려올 때 힘드니까 야간 유치원이 집에서 멀지 않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손보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