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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열대 그리고, 아마존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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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열대 그리고, 아마존의 눈물
  • 전민일보
  • 승인 2010.02.23 09: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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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한 세기를 넘게 산 레비-스트로스(Claude Levi-Strauss)가 삶을 마감했다.
대학시절 그가 쓴 [슬픈열대]를 접하며 떠올렸던 이미지는 영화 ‘미션’과 “아우슈비츠 이후 시를 쓰는 것은 야만적이다.”라는 아도르노(Theodor Wiesengrund Adorno)의 절규였다.
영화 ‘미션’에서 로버트 드 니로와 제레미 아이언스가 신의 울림을 받아들이는 방식은 상반되지만 결과에 차이가 생기진 않았다. 그 결과에 대한 처절한 반성이 없던 인간에게 아우슈비츠에서의 홀로코스트는 어쩌면 당연한 귀결이었는지도 모른다.
문명과 야만 그리고, 인간에 대한 깊은 애정과 살육이라는 모순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과 해답을 제시하고 있는 책이 바로 [슬픈열대]이다.
이 책에는 저자가 수년간 브라질 밀림의 4개 부족에서 체험한 것에 대한 기록과 서구와의 다름에 대한 가치의 정립이 담겨있다.
심지어, 문란하게까지 보이는 성관습이나 식인풍습까지도 제3자의 시선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문화적 다름의 형태로 설명하고 있다.
밥을 들고 먹는 일본인을 이해하지 못하는 조선인과, 비빔밥을 개밥이라 비하하는 일본인의 시선이, 다름에 대한 관용의 부족에서 나온 것이라는 것은 그 작은 일부일 뿐이다.
슬픈 시선으로 바라본 열대!
 제국주의로 무장한 유럽인들은 마야와 아즈텍에서 수천년의 시공간적 후발 이집트문명을 확인하게 되고, 아편전쟁을 전후한 중국에서는 루이 16세 시대를 떠올리게 된다. 그런 그들에게 자신들은 문명이요, 나머진 야만으로 자리매김할 뿐이었다.
이른바 야만에 대한 문명의 행위가 얼마나 야만적이었던가?
아도르노가 아우슈비츠 훨씬 이전에 광범하고도 잔인하게 진행된 아메리카 원주민들에 대한 살육을 의도적으로 무시한 것이 아니라면, 그의 경구도 마땅히 바뀌어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레비-스트로스는 인류에게 다름에 대한 관용의 정신과 더불어 경고의 메시지도 분명히 보내고 있다. “세계는 인간 없이 시작 되었고, 또 인간 없이 끝나게 될 것이다.”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자의 죽음 앞에서 우리가 얼마나 무기력하고 무책임한 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담고 있는 이 위대한 저작물 앞에 가지는 존경심은 그래서 결코 지나치지 않다.
한 방송국에서 소위 명품 다큐를 표방하며 만들었다는 [아마존의 눈물]이 여러모로 얘기가 되고 있다. 신선하고 유익했다는 시청자평에서부터, 제작에 참여한 직원들의 고생담에 이어, 지적재산권 침해 논란까지..
인류학 교과서를 써내려간 레비-스트로스의 저작물이 가지는 난해함과 대중성의 결여를 영상 메시지를 통해 전달해 보려한 노력은 충분히 평가받을 만하다.
다만, 방송국과 제작 당사자들이 보이는 모습에서, 신기함과 원시야만에 대한 대중의 막연한 갈증에 호소한 상업적 의도가 보인다면 그것은 인간에 대한 예의를 저버린 것이 될 것이다. 또, 하나 지적재산권 운운하는 상황을 보고서는 배낭여행을 가기 전에 해당국에 대한 문화나 역사에 대한 깊은 공부는 없이, 교통편과 숙소 그리고 명소가 안내된 책자 하나에 의지하고 있지는 않나 하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
스승 아리스토텔레스는 제자 알렉산더에게 문명과 야만을 구분해 가르쳤지만, 알렉산더는 자신이 정복한 지역의 문화와 주민을 야만으로 보지 않았다.
그가 진정 위대한 대왕이 된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장 상 록  / 완주농기센타지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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