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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쓸쓸하고 분통터지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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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쓸쓸하고 분통터지는데 ...
  • 전민일보
  • 승인 2009.10.01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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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평생 살면서 이렇게 분하고 원통한 추석은 처음이지”
30일 오전 11시께 혁신도시 개발예정지의 중심에 위치한 이서면 갈산 마을은 적막하다 못해 을씨년스럽기까지 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100여명의 주민이 살았었지만 지금은 하나 둘 떠나고 다섯 가구 10명만이 남아 있어 이 마을에서 주민들의 웃음소리가 사라진지 이미 오래다.
떠난 주민들이 남기고 간 빈 집들에는 잡초만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었고, 동네 주민들의 사랑방 역할을 했던 마을회관에는 거미와 거미줄만이 주민들을 대신하고 있었다.
한참 마을을 살피다 인근 도로 텃밭에서 팥을 수확하고 있던 양옥순(69) 할머니를 만날 수 있었다.
그녀는 차마 고향을 버리고 떠날 수 없었던 답답한 심경과 외로움을 토로했다.
양할머니는 “시집와서 45년을 여기에서 살았는데 어떻게 쉽게 떠날 수 가 있냐”면서 “그나마 받은 보상금도 턱 없이 부족해 마땅히 옮길 집도 구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고 하소연 했다.
주민들이 떠난 텅 빈 마을에서 맞는 추석도 양할머니에게 반가울 리가 없다.
양할머니는 "올 추석은 정말 외롭고 쓸쓸하게 보낼 것 같다“면서 “예전 추석에는 마을사람들이 돼지도 잡고, 잔치를 열어 시끌벅적 명절 분위기를 느끼곤 했는데 자식들이 온다고는 하지만 이번 추석은....”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웃에 살고 있는 임필순(79) 할머니에게도 이번 추석의 의미는 특별하다.
어쩌면 60년을 살아온 이 마을에서 마지막으로 보내는 추석일지 모르기 때문이다.
19살에 시집와 평생을 보낸 이곳을 차마 떠날 수 없어 아직 마을에 살고 있지만 결국에는 하는 마을이 없어진다는 현실을 잘 알고 있기에 더욱 씁쓸하고 서러운 마음이 든다.
그녀는 “조상대대로 물려 내려온 터전을 빼앗기다 못해 헌신짝처럼 내 팽개쳐진 것 같아 분하기도 하고 조상님께 죄송하기도 하다”면서도 “한평생 살아온 이곳을 떠나 어디에서 새로 살아야 하는지 걱정이다” 한숨을 내쉬었다.
특히 지난 4월에는 조상묘를 이장하는 것과 관련 남편마저 화병으로 누워, 이번 추석은 그녀에게는 이미 명절이 아니다.
임 할머니는 “70평생을 살아오면서 이렇게 서럽고 원통한 추석은 처음이다”며 “가족들과 함께 즐거워야 할 명절인데.. ”라며 말끝을 흐렸다.
임충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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