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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원하는 작은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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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원하는 작은 정부
  • 전민일보
  • 승인 2009.06.16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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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부는 현재 47개인 전국의 지방노동사무소를 44개로 축소시키는 방안을 발표하였다. 강원도의 영월출장소를 태백지청과, 안동지청과 영주지청, 그리고 군산지청과 익산지청을 합쳐 전국 조직을 축소한다는 방침이었다. 작은 정부, 효율적인 정책에는 좋은 방안이라 할 수 있다. 각 단체의 비합리적인 부분을 보완하여 민원인이 편리하고 만족하는 행정이 된다면 더더욱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현재의 47개 조직에서 단 3개를 줄인다면 그토록 강조하는 효율성을 추구하기가 어려우며, 그 효과 또한 미미하기 그지없을 것이다. 정말로 작은 정부, 작은 조직을 원한다면 좀 더 현실적인 판단으로 눈에 보이는 이익을 보여주어야만 노력에 대한 수고를 인정받을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계획들이 비공개적으로 진행되며, 현실을 감안하지 않은 서류상의 결정으로 이루어진다는데 있다. 통폐합의 기준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혹시 지도상에서 보는 관할지역간의 이동거리에 의한 것은 아닌지 하는 의구심마저 든다.  행동반경은 작으나 교통이 편리한 두 곳의 조직을 하나로 통합한다면 얻어지는 효과는 극대화 될 것도 예상된다. 그러나 거기에는 합리적인 명분이 있어야 한다. 단지 도식적인 면이나, 공무원의 출장거리가 짧으면서 많은 민원을 처리할 수 있다는 논리를 편다면 그것은 안 될 말이다. 본디 공무원은 민원인을 위하여 존재하는 것이니, 민원인 우선의 행정을 전제로 되어야 함은 당연한 일이다.
영월과 태백은 산간지방으로 인구도 적고 기업체 수도 적으며 다소의 불편을 감수한다면 행정운영비용을 줄일 수 있겠다는 것은 짐작이 간다. 그 비용역시 국민이 내는 세금으로 충당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안동지청과 영주지청을 통폐합하는 것에는 의구심이 든다. 거기다가 군산지청과 익산지청을 통합하는 데는 어떠한 설명으로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군산과 익산은 바로 인접한 도시로 서로가 많은 인구를 가지고 있으며, 관할하는 기업체 수나 종업원 수를 따져보아도 적지 않은데 굳이 두 지청을 통합한다는 것은 잘못된 발상으로밖에 안 보인다.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그뿐만이 아니다. 정부의 공식 통계에 따르면 익산은 거주 인구가 31만 명이나 되며, 기업체 수도 1만 9천여 개, 그에 종사하는 종업원 수는 무려 8만7천 명이 넘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보다 인구나 기업체 수가 적은 군산으로 통합하려는 것은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고 본다. 물론 향후 예상되는 새만금의 공업단지를 감안하여 군산이 대안이라고 할 수 있겠으나 그것은 설득력이 없다. 새만금 공단이 언제 들어설지, 얼마나 많은 기업이 활성화될지는 예측하기 어려우며, 설사 그렇다하여도 그것은 그때 가서 생각해도 늦지 않는 일이다.
지금 우리는 일어날 일을 걱정하여 온갖 정성으로 집중하여 준비하는 것은 최선책이 아니다. 그보다 급한 것은 현재 발생한 일을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 이고, 반드시 미래를 내다보고 준비해야 할 일을 선별하여 대비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노동지청을 통페합하는 일은 그처럼 다급하고 중요한 일에 속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것도 작은 정부를 만들기 위한 자신들의 노력은 접어둔 채, 민원인들의 불편을 담보로 하는 작은 정부 만들기는 합당하지 못한 처사다. 결국 이 계획은 무산되고 말았지만 아직도 이런 행정을 펼치고 있다는 것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   

한호철 / 한국문예연구문학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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