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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장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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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장닭
  • 전민일보
  • 승인 2024.04.09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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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출을 나갔다가 귀가하는데 아파트단지 화단에 개량종 동백이 활짝 피어있다. 단잎의 고유종 동백과 달리 개량종은 겹꽃잎으로 크고 붉은색이 화려하다.

나는 개인적 취향은 물론 사진가로서 더 꽃을 좋아해서 꽃과 나무사진만 모아서 동영상을 만들어 본 적도 있다. 어쩌다 한번씩 볼 때마다 꽃의 싱그러움에 빠져들곤 한다.

흔히 꽃을 여자에, 벌이나 새를 남자에 비유하곤 한다. 실제 꽃이 화려한 이유는 꽃 모양과 향기, 꿀을 통해 벌이나 새를 유혹하고 꿀을 채취하는 과정에서 꽃가루를 묻힘으로서 수정, 열매를 만들게 된다.

식물들 중에는 꽃이 아닌 잎으로 벌과 새를 유혹하는 것이 있는데 대표적으로 ‘설악초’라는 원예용 식물과 ‘개다래’라는 산속 덩굴나무가 있다. 개다래는 개화, 수정기에는 아주 미미하고 보잘것 없는 꽃 대신에 이파리가 하얗게 변색하여 벌과 새를 불러들인다. 참 신기하다.

꽃이 다양한 모양과 색으로 화려하여 벌과 새로 비유되는 수컷(남자)을 유혹하는 존재(꽃=암컷)로 상징되는 것과 달리 동물의 세계는 수컷이 크고 화려하다. 특히 새의 경우는 더욱 돋보인다.

맹수의 상징인 사자는 더욱 심하다. 사자의 갈기는 화려함을 넘어 위엄과 용맹의 포스마저 느끼게 한다. 말이나 장닭, 공작, 기타 여러 동물이 수컷으로서의 아름다움과 위용을 자랑한다.

그런데 동물의 한 축인 인간은 전혀 다르다. 암컷인 여성이 아름답고 연약하며 스스로 향기를 품어 남성을 유혹한다. 여성 특유의 향기는 에스트로겐(Estrogen)과 프로게스테론(Progesterone) 2가지 호르몬이 있다.

에스트로겐은 난소에서만 만들어지지만, 프로게스테론은 난소, 부신 피질, 임신 시 태반에서도 생성한다. 일반동물의 수컷, 인간의 여성이 가지는 외모나 향기의 유혹은 결국 자손의 창성 번식과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미국이나 유럽을 여행하면서 느낀 점 중의 하나는 여성들이 화장을 거의 하지않고 옷차림도 일상의 캐주얼이 보통이다. 특별한 이유가 있지 않는 한 치장을 않는다.

아시아 중에서도 우리나라와 일본 등이 두드러지게 외모를 잘 가꾸고 패션도 세련되어 있다. 보는 입장에 따라 낭비(금전, 시간) 또는 허세로 비춰질 수 있지만 차림을 단정, 세련되게 하는 것은 열심히, 부지런하게 삶을 유지하는 것이기도 해서 긍정적인 면이 더 크다고 나는 생각한다.

요즘 한류문화가 세계인의 눈과 코, 입, 심기마저 흔들고 있다.

오직 물건, 기술만이 나라발전에 최고라는 흐름을 이런‘문화’가 뒤집고 있다. 문화는 제조물은 물론 음원과 영상, 관련 재료, 기술자마저 수출하게 하고 있다.

이제 양궁지도자와 양궁제품, 태권도 지도자와 물품에 이어 한식 요리사와 한식 재료, 한복 디자이너와 옷감, 한국무용가 등 마저 엄청나게 수출하는 날이 다가온 것이다.

이런 모든 것은 과거의 메커니즘보다 차원 높은 ‘정신문화’의 소산이다. 자유와 개성, 창의력,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 개선의지와 저항정신의 발로이다.

꽃을 꽃으로만 보지 않고 벌과 새도 꽃만 보지 않는 다양성, 미래를 열어가는 마인드이다. 여성을 꽃으로만 생각하지 않는 남자가 되어야 하듯이 남자를 돈버는 기계로만 보는 여자도 되지 않는다면 세상은 더 멋지게 될 것이다.

홍민기 수필가

※본 칼럼은 <전민일보>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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