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매가격 강세로 여름철 햇과일 출하 전까지 가격 상승 전망
- 시민들 “가격 떨어졌다지만 아직 살 엄두도 안나...b등급 과일 구매”
“가격 떨어졌다고 해도 아직 너무 비싸요. 아이들 때문에 사기는 하지만 고민이 많이 됩니다.”
23일 전주의 한 대형마트에서 만난 주부 이모(40대)씨는 사과 매대 앞에서 오랜 시간 고민한 끝에 못난이사과 1봉을 카트에 담았다. 일반 사과의 경우 개당 3000~4000원에 달하는데 못난이사과는 그보다 20%~30% 저렴하기 때문이다.
초등학생 남매를 키우고 있다는 이씨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과일인데 요즘은 너무 비싸서 자주 사주기 어렵다”면서 “확실히 일주일 전보다는 가격이 약간 떨어졌는데 아직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정부의 대규모 할인지원 자금 투입후 사과와 배 소매가격이 10% 넘게 하락했다. 하지만 소비자 할인지원 영향을 받지 않는 도매가격은 내려가지 않아 햇과일 출하 전까지 과일가격 강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으로 사과(후지·상품) 10개 소매가격은 2만4250원으로 일주일 전인 15일보다 11.6% 내린 것으로 집계됐다.
배(신고·상품) 10개 소매 가격도 3만9312원으로 일주일 전보다 13.4% 하락했고, 토마토(상품) 1㎏ 소매 가격은 7107원으로 12.9% 내렸다. 딸기와 참대래도 각각 전주대비 6.1%, 2.8% 하락했다.
소매가는 대형마트·전통시장 등에서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가격으로 최근 하락세를 보인 것은 정부의 대규모 할인 지원과 유통업계 할인 행사 등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앞서 농축산물 물가 안정을 위해 납품단가 지원(755억원)과 할인 지원(450억원) 등에 1500억원의 긴급 가격안정 자금을 지난 18일부터 추가 투입하기 시작했다.
문제는 할인이 적용되지 않는 도매가격이 여전히 1년 전보다 두 배 인상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과(후지·상품) 10㎏의 중도매가격은 22일 기준 9만1780원으로 일주일 전보다 1.0% 올랐고 배(신고·상품) 15㎏의 중도매가격은 10만8600원으로 7.3% 상승했다.
사과와 배 햇과일 출하 시기가 이르면 7∼8월 정도인 것을 고려하면 사과와 배 가격은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도내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올해 농산물 가격 강세는 지난해 기상 재해 여파에 따른 영향이 크다”며 “기후 변화에도 안정적인 과일 생산 기반을 구축할 수 있도록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명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