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발 돼지 인플루엔자(swine influenza·SI)감염 추정환자가 28일 국내에서 처음 발견되는 등 확산 조짐을 보이자 지난해 조류 인플루엔자로 홍역을 치른 외식·식당가가 당시의 악몽을 떠올리며 잔뜩 긴장하고 있다.
특히 최근 이어진 경기불황과 원가상승 등으로 이중고를 겪던 업체들은 이번 si사태로 거의 ‘개점휴업’ 상태.
돼지고기를 취급하는 음식점들은 소비자들의 발길이 끊길까 전정긍긍하는 모습이다.
29일 오후 6시 돼지고기 보쌈 전문점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돼지 인플루엔자 파동이 연일 언론에 보도되기 시작하면서 매출이 하루가 다르게 떨어지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김씨는 “지난주 삼겹살 가격이 상승했다는 이유로 손님이 줄고 이제는 si 때문에 손님이 줄고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식당가는 물론 유통업계도 SI 여파로 매출에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삼천동 K정육점 업주 최 모(44·여)씨는 “돼지고기 생산지를 의심하는 손님들이 부쩍 늘었다”며 “‘광우병 파동’ 때는 소가 말썽이더니 이제는 돼지 인플루엔자로 돼지고기 매출이 뚝 떨어질 판”이라고 울상을 지었다.
최씨는 “작년에는 미국산 소고기 파동 때문에 힘들었고 올해는 돼지고기 때문에 살수가 없다”며 “국내에서 si 환자가 발견됐지만 익혀먹으면 괜찮다고 하니 더 이상 피해가 커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불안한 마음을 전했다.
대형마트도 si로 인한 몸삼을 앓기는 마찬가지. 돼지고기 매출이 일제히 감소했다.
신세계 이마트 전주점에 따르면 28일 돼지고기 매출이 전주 같은 요일인 22일에 비해 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26일까지만 해도 돼지고기 매출은 전주에 비해 각각 10% 증가했었다.
홈플러스 전주점에서도 28일 돼지고기 매출이 전주 대비 20% 감소해 전일인 26일 매출이 전주 대비 5% 상승한 것에 비해 감소폭이 더욱 컸다.
시민들도 “믿고 먹을 것이 없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효자동에 사는 주부 김미진(32)씨는“가열해서 먹으면 안전하다고 하지만 요리하려고 익히지 않은 돼지고기를 만지는 것도 찜찜하다”며 “아무래도 예방을 위해 당분간 가족들에게 돼지고기를 먹일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종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