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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뱃살부터 줄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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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뱃살부터 줄여라!
  • 전민일보
  • 승인 2023.12.14 09: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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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로부터 ‘사장님의 뱃살은 인격’란 말이 있을 정도로 배가 나온 사람들을 후하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었다. 실제로 배가 약간 나온 사람이 성격이 좋고 대인관계도 원만한 경우를 종종 본다. 하지만 현대에 들어서는 넉넉한 뱃살은 만인의 적이 됐다. 더욱이 고도비만인 사람들에 대해 ‘게으르다’, ‘가난하다’, ‘미련하다’ 등의 부정적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싸이·류현진·박인비는 날씬한 몸매가 아니지만 세상에서 가장 부지런하고 최고의 부를 소유하고 엄청난 능력과 두뇌를 갖추고 있다. 즉 뚱뚱한 사람들에 대한 부정적 시선은 대부분 틀릴 가능성이 높다. 비만에 대한 대중의 오해와 편견은 비만인 사람들에게 비수가 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사람들은 사업가의 길로 들어서면서 여러 가지 준비를 한다. 예컨대 유망 아이템을 선정하고 마케팅·세무·회계·경영·노무 등의 전문지식을 익힌다. 그리고 꼭 시작하는 운동 중 하나가 바로 골프다. 건강과 인맥관리를 위해 골프를 선호하지만 그보다 더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가 바로 최고경영자(CEO)의 뱃살이다.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이미지 관리란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기업·제품 이미지뿐만 아니라 대표의 이미지도 중요한 요소다. 필자도 이미지 제고를 위해 다시말해 잘 나가는 사업가임을 보여주기 위해 여러 가지 장치들을 마련했다. 강남 고급아파트, 외제차, 역삼동 사무실 등을 어렵게 갖췄으며 그 덕분인지 입사경쟁률이 500대1이 넘었으며 회사 브랜드가 업계에서 1위를 차지했다. 한 3년간은 그야말로 파죽지세였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당시 필자의 허리둘레는 45인치가 넘었고 몸무게가 120㎏에 달한 것이다. 아무리 명품으로 둘러도 고도비만 CEO의 뱃살을 숨길 수가 없었다. 부자로 위장한 고도비만 CEO 주위에 다양한 형태의 꾼들이 몰렸으며 수억원을 떼이게 됐다. 결국 사실상 파산상태에 들어갔으며 사업에 실패하게 된 것은 필자의 사업가적 역량이 부족했음이 자명하다. 그 역량 중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 것이 바로 뱃살인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사실 고도비만 CEO가 사업을 하면서 겪는 불이익은 엄청나게 많다. 고객·직원·거래처와의 관계에서 부정적 이미지를 제거하기란 참으로 어려운 문제다. 실제로 거의 성사된 계약에서 마지막으로 필자가 거래처를 최종적으로 방문한 적이 있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나중에 아무런 이유 없이 계약이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지금 생각하면 고도비만 CEO가 상대방에게 신뢰를 주지 못했던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일상사에서도 불편한 점은 이루 말할 수도 없이 많다. 특히 길거리에서 땀을 뻘뻘 흘리고 걸어가는 필자를 보고 어르신들이 혀를 끌끌 차면서 “젊은 놈이 곧 죽겠네”란 의미의 시선을 던질 땐 정말 죽고 싶은 심정이었다.

온라인 평판 관리란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면서 다짐한 것이 바로 ‘살을 빼지 않고는 사업을 하지 않겠다’였다. 각고의 노력 끝에 40㎏ 감량에 성공하고 새롭게 사람들을 만나니 예전과는 전혀 다른 반응들이 나온다. 하지만 같은 사람일 뿐이고 살만 빠졌을 뿐인데 사람들은 새로운 사람대하듯이 한다.

사람들은 흔히 외모보다 내면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사람은 내면은 신밖에 모르는 것이다. 결국 자신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외적 부분을 치장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명품산업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것이다.

CEO가 사업을 하는 데 있어서 비만여부가 전혀 결격사항이 될 수 없다. 하지만 다수가 비만 CEO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을 가지고 있다면 문제가 달라진다. 대중의 오해와 편견에 맞서 싸우기보다 뱃살을 줄이는 것이 훨씬 편할 것이다. 만나는 사람마다 “제가 비록 살이 쪘지만 결코 게으르거나 불성실하지 않다”고 강변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사업을 시작한다는 것은 호랑이의 등에 올라타는 것과 같다는 말이 있다. 호랑이 등에서 내리는 즉시 물려 죽기 때문에 내릴 수도 없는 형국이다. 그만큼 사업을 끝내기가 더 어려운 법이다. 그 호랑이 등에 올라타기 위해서는 뱃살 다이어트가 선행돼야 하는 이유다.

한승범 버네이즈 아마존출판대행 대표

※본 칼럼은 <전민일보>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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