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선식품 10.3%, 농축수산물 7.7% 상승으로 장바구니 부담 여전
- 가공물가 상승은 여전...당분간 유가 등 불확실성 커
11월 전북지역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넉달 만에 꺾이면서 2%대로 떨어졌다. 하지만 신선 식품 등 장바구니 물가와 직결되는 지수들이 고공행진하며 서민들의 지갑을 위협하고 있다.
통계청이 5일 발표한 '전북지역 11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2.73(2020년=100)으로 전월대비 0.6% 하락, 전년동월대비 2.9% 상승했다.
계절적 요인 등을 고려해 주로 전년 동월과 비교하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7월(1.6%)에서 8월 3.0%, 9월 3.2%, 10월 3.4%로 상승하다 11월 2.9%로 4개월 만에 둔화했다.
지난달 물가상승폭이 전월 대비 소폭 안정된 것은 일부 석유류·축산물 가격 등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도내 공업제품은 전월대비 0.4% 하락, 전년동월대비 2.0% 상승에 그쳤다. 석유류 하락으로 인해 경유가 13.7%, 등유가 11.0% 각각 하락했다.
농축수산물 가격은 전월대비 4.5% 하락, 전년동월대비 7.7% 상승했다.
기획재정부는 “11월 물가는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가격이 전월보다 큰 폭 하락하고 수입차 등 내구재 가격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물가안정을 제한하는 품목들이 적잖다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과일과 채소 가격이 부담이다. 지난달 전북지역 신선 채소·과실 등 신선식품지수는 10.3% 오르며 가파른 오름세를 보였다. 지난해 10월(13.3%) 이후 13개월 만에 가장 높다.
신선어개류 중 오징어 21.5%, 명태 11.9%, 게 9.6% 등이 올랐고, 신선채소류 중에는 토마토 17.2%, 상추 30.4%, 파 21.8%, 호박 28.2 증이 크게 올랐다.
신선과실류 중에서는 사과 65.6%, 귤 13.6%, 배 22.1%, 바나나 6.0%, 감 10.2%, 키위 8.0%, 파인애플 13.7%, 밤 16.2% 등 전반적으로 크게 상승했다.
과일 가격은 단기간 내 안정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통계청 관계자는 “채소 같은 경우 기상 여건이 좋아지면 가격이 크게 하락하는 경우가 있는데 과실은 작황 등 여건이 1년 단위로 이어지기 때문에 단기간 내 하락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전반적으로 먹거리 물가가 오르면서 체감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3.5% 올랐다. 전월(4.2%) 대비 오름폭이 줄었지만,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2.9%)을 1.3%나 웃돈다. 소비자가 현실에서 느끼는 물가 부담이 그만큼 무겁다는 얘기다.
앞으로 물가는 이러한 충격 요인들을 흡수하며 느린 속도로 안정될 전망이다.
한은 관계자는 “향후 물가상승률은 유가가 다시 크게 상승하지 않는다면 수요 측 압력이 약화된 가운데 공급 충격의 영향도 점차 줄어들며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그 속도는 완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김명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