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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읍시 장명동 ‘쌍화차거리’ 향기·온기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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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읍시 장명동 ‘쌍화차거리’ 향기·온기 가득
  • 김진엽 기자
  • 승인 2023.11.24 05: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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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지황 등 20가지 이상 한약재 넣어 풍부한 맛과 주전부리 제공

온돌방이 그리워지는 계절이 성큼 다가왔다. 정읍시 장명동 쌍화차거리 전통찻집에는 구수한 향기와 따뜻한 온기가 가득하다.

시간과 정성을 들이지 않으면 최고의 쌍화차 맛을 낼 수 없기 때문에 이곳에서는 20여 가지의 한약재를 넣고 72시간동안 쌍화차를 우려낸다. 그리고 저온에서 이틀을 더 숙성하면 정읍의 명물 쌍화차가 탄생한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몸과 마음까지 허약해지는 이맘때 정읍을 찾아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즐기고 쌍화차거리에서 따뜻한 차 한 잔으로 몸과 마음을 챙겨보는 것은 어떨까?

# 정성으로 달여 낸 보약과 같은 쌍화차

쌍화차는 쌍화탕을 단순화해 차()로 만든 것이다. 쌍화탕의 쌍화(雙和)는 음기와 양기의 조화를 맞춘다는 뜻으로, 대표적인 보음(補陰) 약재인 숙지황이 들어 있어 예로부터 보약으로 취급받았다.

쌍화탕과 쌍화차의 차이는 약으로 쓰이는 과 보다 쉽게 마실 수 있는 의 차이라고 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이든 든 마시는 이의 건강을 생각하며 달여 낸 정성은 다르지 않다.

정읍세무서 후문에서부터 정읍경찰서, 비빔짬뽕으로 유명난 양자강까지 이어지는 정읍 쌍화차거리에는 18개소(116일 기준)의 전통찻집이 들어서 있다.

또한 정읍시 곳곳에 자리한 26개소를 포함해 총 44개소의 전통찻집이 정읍의 쌍화차 문화를 이끌고 있다.

쌍화차거리에 들어서면 진한 한약방의 향기가 풍겨온다. 찻집에 들어가 쌍화차를 주문하면 곱돌로 만든 찻잔에 담겨 나오며, 차를 다 마실 때까지 곱돌이 보온 역할을 해 온기를 느낄 수 있다.

쌍화차 안에는 잣, 대추, 은행, 밤 등 다양한 견과류가 담겨 있다. 여기에 진한 한약 향이 과류와 조화를 이룬다. 향이 너무 강하게 느껴진다면 함께 제공하는 설탕을 한 스푼 넣으면 정제된 맛을 느낄 수 있다.

이와 함께 찻집마다 가래떡구이와 조청, 요거트, 누룽지, 구운 계란 등 각기 다른 주전부리를 제공해 한 끼 식사로도 부족함이 없다.

# 정읍 특산물 지황조선시대 임금에 진상

정읍 쌍화차가 특별한 것은 쌍화차 주재료인 지황주산지가 정읍이기 때문이다.

쌍화차는 숙지황, 당귀, 작약 등 20여 가지가 넘는 한약재를 옹기나 가마솥에서 우려낸다. 여기에 찻집마다 다양한 부가 재료를 넣어 더욱 풍부한 맛을 내기도 한다.

쌍화차의 백미(白眉)는 숙지황이다. 지황을 9번 찌고 말려 만든 숙지황은 동의보감과 본초강목에도 기록돼 있는 명약으로 꼽힌다. 쌍화차에서는 향과 색깔을 더욱 진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숙지황과 경옥고, 십전대보탕의 주재료인 지황은 정읍시 옹동면 특산물로 조선시대에는 임금에 진상될 만큼 특급 품질을 자랑한다. 한때 전국 생산량의 70%를 차지할 정도였다.

정읍지황은 그 역사를 이어받아 지난 1992년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주산단지로 지정됐으며, 2015년에는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을 등록했다.

시는 정읍지황의 명성과 품질을 이어가기 위해 지황 농촌융복합산업지구 조성사업에 4년간 30억원을 투입, 지역 특화산업 클러스터를 육성하고 지황 재배면적 확대와 재배기술 상향평준화를 위해 영농교육, 현장지도 등을 지원하고 있다.

# 정읍은 예로부터 차() 문화 번성 지역

정읍은 예로부터 쌍화차를 비롯한 차() 문화가 번성한 지역이었다.

전라북도 동남쪽 노령산맥 줄기의 내장산, 섬진강 물줄기가 시작되는 옥정호와 동진강에 접해 있는 정읍시는 북방한계선에 위치해 차()와 약재 재배에 최적의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세종실록지리지(1454), 신동국여지승람(1530) 등의 기록에 따르면 정읍현과 고부군 등 정읍의 각 지역은 주요 차() 생산지였으며, 뛰어난 품질을 인정받아 조선 왕실에 진상되거나 약재로 활용했다.

또한 1913년 일본인 교사 오가와(小川)가 입암면 천원리 일대에서 자생차를 발견하고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차밭인 천원다원(川原茶園)을 조성해 연간 7000근의 천원차(川原茶, 가와바리차)를 일본 오사카로 수출했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정읍 자생차는 일본, 인도 등 외래 차나무와는 품종이 섞여 있지 않아 자생품종을 온전히 보존하고 있어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또한 차()가 자생할 수 있는 천혜의 자연환경과 일교차도 커서 차 재배지로서의 적절한 기온을 갖추고 있기도 하다.

시는 정읍 자생차의 명성 되찾기에 나서 지난 2003년부터 친환경 차 생산과 대체 특화작목으로 육성에 주력해 왔다. 정읍=김진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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