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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전도사 베트남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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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전도사 베트남 소녀
  • 전민일보
  • 승인 2023.11.03 09: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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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안! 인연이란 참으로 묘한 마력을 가졌나 봐요. 이역만리에서 온 생면부지의 다문화가족과 멘토들이 정이 듬뿍 들어 버렸으니 이를 어쩌면 좋아요. 서로 언어와 문화가 달랐지만, 마이산을 오르며 힘들면 손잡아 주고 손짓 몸짓을 다해서 대화를 나누며 웃음 지었던 일들이 자꾸만 눈앞에 아른거리네요.

다섯 나라의 다문화가족 20팀 모두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왔는데 유독 18세 소녀인 투안만은 혼자였더군요. 그래서 처음에는 내심 걱정이 앞서기도 했어요.

하지만 투안은 멘토들의 걱정을 한방에 날려 버렸지요. 마이산의 아름다운 자연에 취해 온종일 방긋방긋 해맑게 웃으며 오히려 멘토들을 즐겁게 해 주었기 때문이에요. 그뿐만 아니었어요. 투안은 다문화가족들을 앞서며, 멘토들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하고 웃음을 선물하는 행복전도사였지요.

KBS 한국방송 카메라 앞에서도 두려움도 없이 천진난만하게 웃으며 능숙하게 인터뷰해서 놀라움을 금치 못했어요. 어느새 멘토들이 우려했던 걱정은 봄눈 녹듯이 사라져 버렸지요. 요사이 마마보이로 자라는 우리나라 어린이들과 달리 너무나 당당하고 어른스러운 모습에 모두 벌어진 입을 다물 줄 몰랐어요.

투안은 우리말도 곧 잘했지요. 우리나라에 온지 꽤 오래된 줄 알았어요. 알고 보니 한국인과 재혼한 어머니를 따라 베트남에서 일년 전에 우리나라로 온 초등학교 4학년의 어린이였더군요.

불우한 가정환경에서도 밝고 맑고 곱게 자란 소녀였어요. 이역만리에서 정붙이고 살기도 쉽지 않았을 터인데 모든 이에게 행복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투안이 너무 믿음직스러웠지요.

투안은 아침을 거른 상태에서 찬음료와 아이스크림을 먹은 탓으로 위경련이 일어나 멘토들의 애를 태우기도 했어요. 비상약을 먹은 뒤부터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상냥하게 웃는 모습에 멘토들은 박장대소하였지요.

감동과 나눔의 축제 시간에는 오카리나 악기로 아리랑과 우리 민요들의 연주를 곧 잘해서 멘토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어요.

한술 더 떠서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에 맞춰 흥겹게 춤추며 멘토들에게 웃음 보따리를 선물했지요.

행복은 먼 곳에 있는 게 아니라 바로 우리 마음 속에 있다는 교훈을 우리에게 다시금 일깨운 소중한 시간이었어요.

샘물로 금방 세수한 듯 투안의 해맑은 얼굴의 살가운 미소를 생각하면 저절로 힘이 솟는 답니다.

산을 통해 감동과 행복 시대를 가꾸고자 전북산악연맹에서 마련한 다문화가족과 아름다운 동행의 행사에서는 멘티와 멘토의 역할이 뒤바뀐 양상이었어요.

참, 투안의 장래 희망은 선생이 되는 거라고 말했지요? 부디 밝고 맑고 건강하게 자라서 이 세상에 빛과 소금이 되는 멋진 선생님이 되어 주기를 소망해요.

대한민국 국민을 위해 따뜻한 손길을 내밀어 주세요. 웃음보따리를 선물해 주는 행복전도사가 되어 주세요. 멘티와 멘토 매니저인 마이산 산신님 감사합니다.

김정길 수필가

※본 칼럼은 <전민일보>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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