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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새우가 아닌 고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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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새우가 아닌 고래다
  • 전민일보
  • 승인 2023.06.02 09: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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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가 천년 이상 주변국으로부터 경외(敬畏)의 대상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을지문덕(乙支文德)과 양만춘(楊萬春)의 공에 기인한다. 쿠빌라이가 생각한 고려는 물론 임진왜란 당시 명(明) 조정에서 생각한 조선도 그 용맹한 고구려의 후손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인식을 결정적으로 붕괴시킨 전환점이 임진왜란이다. 이후 조선은 오만방자한 습근평(習近平)의 망언을 초래한 속방으로 전락했다. 6·25 당시 중공군이 한국군만집요하게 공격했던 것도 뇌리에 각인된 중국에 대한 한국군의 미신적(?) 공포에 근거한 것이었다.

그 미신을 깨트린 것이 용문산 전투와 파로호 대첩이다. 문제는 그런 중국에 대한 막연한 공포와 그로인한 자발적(?) 예속의식이 아직도 잔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이렇게 말한다.

“중국은 한국의 최대교역 국가다. 그런 중국이 보복하면 한국은 경제는 물론 안보에 있어서도 커다란 위협을 받을 것이다. 때문에 중국의 심기를 거스리면 한국은 생존이 어렵다”

중국은 이미 2016년부터 한국에 대해 여러모로 보복을 해왔고 그것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그들이 보복을 못하는 부분은 그 자체가 중국의 국익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지금까지 한국과 중국의 교역과 교류에서 이익을 본 것은 한국만 그런 것이 아니다. 경제는 물론 여러 가지 정책 입안에 있어서까지 중국은 한국을 벤치마킹해왔다. 굳이 양자 사이의 정치·경제적 이득을 논하자면 중국이 얻은 것이 더 크다. 그것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 사실 자체가 변하지는 않는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 속에서 선택을 요구받는 것은 한국만 그런 것이 아니다. 여러 나라가 같은 상황이다. 그 과정에서 중국은 물론 미국의 압력과 보복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그것을 관리하고 국익을 위해 선택을 해가는 것이 모든 나라의 외교이자 정책이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미·중 패권경쟁 속에서 한국은 어떻게 해야 하는 가? 답은 간명하다. 한국 국익에 따른 선택과 결정을 하면 된다. 그 과정에서 상대의 보복과 협박이 있다면 거기에 굴복할 것이 아니라 그에 맞선 대응을 해나가야 한다. 중국의 보복과 협박이 두려워서 그들 심기에 맞춰 살아야 한다면 그것이 습근평이 말한 한국 모습과 무엇이 다른가? 그런 점에서 아무런 의미 없어 보이는 대한제국 선포가 가진 역사적 의의가 있다. 적어도 형식적으로나마 존속했던 조공과 속방관계를 공식적으로 종식시켰기 때문이다.

적잖은 사람들이 현재 상황을 구한말에 비유한다. 또 이렇게 말한다.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진다”

구한말 대한제국 군인의 수는 1만명이 되지 못했다. 당시 일본군은 1백만 명이 넘었다.

또한 공업국인 일본과 비교해 한국은 원시적인 농업국가였다. 대한민국은 조선이 아니다.

국뽕을 얘기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경제와 군사는 물론 문화적인 면에서까지 대한민국은 세계의 리더국가로서의 역량을 가진 국가다. 극단적으로 대한민국이 핵무장을 선언하면 국제사회가 제제를 가할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대한민국이 만들어내는 반도체와 철강을 비롯한 각종 제조업의 중단은 국제사회에도 엄청난 고통을 초래하게 되어 있다.

대한민국의 대외 의존도가 약점이라 말하지만 그것은 역설적으로 그 체인에 관련된 국제사회에도 심대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음을 반증한다.

한국은 더 이상 새우가 아니라 고래다. 이것은 나만의 생각이 아니다.

런던 왕립대학교(King's College London) 파르도(Ramon Pacheco Pardo)교수는 2022년 발간한 책 ‘새우에서 고래 : 한국, 잊혀진 전쟁으로부터 K-Pop까지(Shrimp to Whale: South Korea from the Forgotten War to KPop)’에서 한국의 역량에 대해 객관적으로 얘기하고 있다.

중국과 선린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필요하고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그 관계가 일방의 이익과 주장을 위한 상대방의 희생이라면 우리는 그것을 결코 수용할 수 없다.

범고래는 크기에 있어서 가장 큰 고래는 아니지만 그 어떤 해양생물도 범고래를 함부로 할 수 없다. 대한민국은 구한말의 새우가 아니다

장상록 칼럼리스트

※본 칼럼은 <전민일보>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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