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영 전북도지사는 ‘도덕성과 전문성을 갖춘 능력 중심의 인재 등용’을 강조했다.
하지만 전북도의회 청문회에서 각종 도덕성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이경윤 전북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를 임용하면서 김 지사의 인사 코드는‘능력’으로 함축된다.
김 지사의 최근 인사와 관련, 지역출신기용에 소극적이고 전남광주 정치권과 서울 출신의 외부인사 영입에만 주력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김 지사는 13일 전북도청 출입기자단과 간담회에서 ‘순혈주의를 타파하고 싶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타 지역 출신 중용에 대한 각계의 우려를 잘 알고 있지만, 일단 지켜봐주신다면 성과로써 보답하겠다는 게 김 지사의 입장이다.
성과와 능력주의 인사가 불러올 수 예기치 못한 부작용도 고심해야 한다.
국회의원과 달리 광역단체장의 업무는 더 복잡하고 광범위하다. 김 지사 스스로도 이 부분은 여러차례 언급하기도 했다.
성과와 능력주의만 앞세웠다가는 정무적 판단 결여 등의 함정에 직면할 수도 있다. 잘못된 정무적 판단에 큰 줄기 전체를 흔들어 될 수도 있다.
고위직과 기관장 등은 높은 전문성을 갖추는 것은 기본인 시대이다. 다양한 상황별 정무적 판단과 갈등조정 능력, 소통능력, 조직관리 등 복합적인 능력이 요구된다.
화려한 이력을 지닌 엘리트 중심의 인사로 성과를 창출할 수 있다는 단순한 접근은 위험하다. 특히 지역의 정서와 특성에 대한 고민도 좀 더 깊어야 할 것이다.
인사에 있어 전문성 이상으로 중요한 것은 균형과 안배이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시절 각종 개각에서 전북 등 호남출신 인사들이 중용되지 못했다. 당시 전북출신 무장관·무차관시대가 상당부분 지속됐다.
이때마다 그들은 ‘능력만을 보고 인사를 단행했다’고 일축했다. 호남출신 중에서 능력을 갖춘 인물이 부재했다는 의미이다.
또한 전북 등 비수도권은 지역인재 채용을 요구하고 있고, 지역인재 할당제도 시행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전북출신 중용이 ‘순혈주의’로 인식한다면, 우리가 정부와 정치권, 기업 등에 지역인재 채용을 요구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전북출신은 전문성 등 능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로도 왜곡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화려한 이력의 엘리트 중심의 ‘성과·능력주의’의 함정은 피해가야 할 것이다. 그렇다고 순혈주의 중심의 인사를 해야한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전문성과 능력, 균형과 안배를 갖춘 인사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것이다.
다양한 의견이 개진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전남광주 정치권과 과거 김 지사가 몸담았던 정장출신과 직간접적인 인연이 있는 인물의 중용은 지역정치권에 불필요한 오해를 살수도 있다.
보다 폭넓은 인재풀과 능력을 갖춘 지역출신으로 시각을 넓혀봤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