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천군이 금강하구둑 제방 일부를 헐어내고 해수를 유통시키는 ‘금강호 기수역 복원 사업’을 추진하려는 것과 관련, 군산시가 ‘일고의 논의 가치도 없다’며 강력 반발하고 나서 지역간 갈등이 우려되고 있다.
서천군은 최근 금강하류의 물 순환과 생태회복을 위해 금강살리기 사업과 연계해 금강하구둑 1,084m중 200m를 철거해 줄 것을 국토해양부와 농림수산식품부에 건의하기로 했다.
이완구 충남지사도 지난 12일 외자유치를 위해 오만으로 출국하기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해류가 소통해야 금강이 살아난다”는 점을 강조한 뒤 “앞으로 전북도 등과 이 문제를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고 밝히며 서천군의 해수유통에 대해 긍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금강호는 1990년 농·공업용수 확보와 홍수예방을 위해 군산~서천간 총연장 1.84㎞ 규모의 하구둑이 건설로 만들어진 담수호로 오염물질이 퇴적되면서 수질이 계속 악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서천군은 현재 금강하구둑에서 12㎞가량 상류인 서천 신성리 갈대밭 앞까지 하구둑 건설이전처럼 해수를 유통시켜 금강 수질을 개선하자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
그러나 이 경우 금강호의 민물을 새만금담수호 희석수로 사용하려는 전북도의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해진다.
새만금담수호의 희석수로 사용할 구간의 위치가 금강하구둑~신성리 갈대밭 사이의 중간 수역이기 때문이어서 이 지점까지 해수가 들어오면 희석수 계획자체가 물거품이 되기 때문.
군산시는 서천군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재고가치도 없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현재 금강물이 바다로 흘러가는 폭 10㎝짜리 갑문 2개를 개방해 어도로 사용돼온 만큼 수질문제와는 무관하다며 서천군의 금강 수질 개선 논리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12일 강민규 군산시 항만경제국장은 “하구둑은 홍수조절과 공업,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한 목적으로 건설돼 그 중요성이 매우 크다”며 “현재 7만톤의 공업용수와 32만톤의 농업용수로도 활용되고 있는 만큼 하구둑 일부 구간의 철거는 말도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전북도는 충남도와 서천군의 최종 입장과 계획을 충분히 검토한 뒤 적극 대응에 나설 방침이지만 서천군의 해수유통 계획에 대해 부정적인 상황이다.
이날 강승구 도 농림수산식품국장은 “충남도가 현재까지 서천군의 정확한 계획을 입수하지 못해 충남도의 입장을 정확히 확인할 수 없었다”며 “조속한 시일내에 서천군과 충남도의 계획을 파악한 뒤 우리 도의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말했다.
강 국장은 “둑을 텄을 경우 해수가 어디까지 올라올 것인지, 서천군이 완전히 둑을 허무는 것인지, 대책은 무엇인지 등 해수유통시 문제점을 사전에 파악, 대응해 나가겠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군산=신수철기자/윤동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