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지 꽃은 제 그림자로 아롱지는 이슬방울을 햇빛으로부터 지켜준다.
한 쪽 눈을 감고 꽃을 보면 아름다움만 보이지만 두 눈을 뜨고 본다면 그 안에 있는 우주와 하늘, 바람의 소리까지 볼 수 있을 것이다. 바람에 산들거리는 연약함에도 불구하고 데이지 꽃은 그 소중함을 알기에 제 안에 담아두는 것이다.
의용소방대도 유사 데이지 꽃과 같다.
화재 및 각종 사고가 발생하면 보통 사람들은 한 쪽 눈으로는 재난현장을 다른 한 쪽 눈으로는 사투를 벌이는 소방관이 보이고 혹여 재난현장 부근에 있다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온 신경이 곤두서 상황이 한시라도 빠르게 끝나길 바라는 마음에 사로 잡힌다.
그러나 재난현장을 투영해 본다면 적재적소 배치 된 의용소방대의 활약을 볼 수 있다. 응급환자 보호 및 후송지원, 물품지원, 현장 소방대원 지원 등 두드러지게 눈에 띄는 빛은 희미해도 내면에서 발산하는 열정과 거대한 화마도 쉽게 빠져나갈 수 없도록 튼튼한 그물망을 치는 힘은 그 지역의 지형과 특성을 자연스레 체득한 지혜의 산물로 의용소방대만이 가질 수 있는 고유의 빛을 발휘한다.
특히 사회 환경 변화에 따른 도시화, 인구과밀화, 건축물의 초고층화와 지중화율이 늘어나는 등 예측할 수 없는 재난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의용소방대의 활약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또한 현재 AI시대로 진입하는 도입에서 첨단장비의 개발과 다양한 대응방안이 마련되더라도 의용소방대를 대신 할 수는 없는 부분이 있다. 바로 휴먼니즘을 선도하는 봉사정신이다.
전 세계가 유례없던 코로나 펜데믹으로 감염 공포와 경제적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기에 의용소방대는 독거노인 돌보미, 농촌 일손돕기, 취약계층 기부, 마을공동방역 등 두 팔을 걷고 힘을 합쳤다.
그 외에도 화재로 일순간 터를 잃어버린 이재민을 위해 복구 및 주거지원 등 삶의 터전을 일궈 일상생활로 되돌아갈 수 있는 버팀목을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의용소방대는 1894년 의용소방조를 시작으로 128년의 유구한 역사와 봉사와 희생이라는 전통성을 지키며 발전하여, 2014년 비로서 의용소방대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이 제정돼 조직 구성, 예산지원 등이 체계적으로 이루어 지게 되었으며 지난 해 3월 19일을 ‘의용소방대의 날’로 제정됨으로써 숭고한 봉사와 희생정신을 알리고 그 업적을 기념할 수 있게 됐다.
의용소방대의 날 제정을 계기로 매년 활동을 기록하고, 기념하며, 급변하는 시대에 발맞춰 새로운 것을 배우고 한층 더 발전한다면 국민은 거센 폭풍우가 몰아치더라도 그들을 믿고 안심하고 삶을 영위할 수 있는 토대가 만들어질 것이다.
데이지 꽃은 제 그림자로 햇빛에 부서지는 이슬방울을 지켜 새 생명이 움트도록 도와준다.
분명한 것은 의용소방대도 데이지 꽃처럼 도움이 필요한 곳이라면 그늘을 내어줄 것이다.
오형진 전북의용소방대연합회 남성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