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5-09 13:39 (목)
전북대 A교수 ‘논문 저자 바꿔치기’ 의혹 진실공방
상태바
전북대 A교수 ‘논문 저자 바꿔치기’ 의혹 진실공방
  • 전광훈 기자
  • 승인 2021.08.13 10: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A교수 “출판사실수” 혐의부인
“1저자 동의없이 삭제 불가능”
검찰“고의로 제자 이름 삭제”
논문 저자 "바꿔치기" 의혹으로 법정에 선 전북대학교 A교수가 자신의 잘못이 아닌 출판사 원자를 삭제했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사진은 전북대 신정문)

 "해당 논문의 저자 란에 친동생 이름을 추가해 달라고 출판사에 요청했는데, 출판사가 원저자 이름을 삭제하고 친동생을 적어 벌어진 일이다. "출판사가 전화 혹은 이메일을 통해 원저자에게 논문 작성 기여도를 물었다면 원저자 이름을 삭제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지난 10일 제자의 논문 저자 란에 친동생을 끼워 넣은 혐의로 법정에 선 전북대학교 A교수 변호인 측은 이같이 밝히며 혐의를 부인했다.

사건 시작은 지난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해 8월 SCI(과학기술논문 인용색인)급 등재 국제학술지인 IJPRAI(International Journal of Pattern Recognition and Artificial Intelligence)에 논문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린 당시 몽골 유학생 B씨는 8년이 흐른 지난해 11월 자신의 이름이 해당 논문의 '제1저자'는 물론 공동저자에서도 삭제된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그는 한 언론을 통해 "제가 쓴 논문인데, A교수님이 제 이름을 삭제(remove)해 달라고 학술저널에 보낸 전자메일을 확인하고 목이 컥 막혀서 말을 할 수가 없었다"라고 심경을 밝혔다.

현재 검찰은 A교수가 고의로 제자 이름을 삭제하고, 친동생을 저자로 올린 것으로 보고 있다.

사건이 재판에 넘겨진 만큼 실체적 진실은 사법당국이 밝혀낼 일이다.

다만, 저자 삭제 과정에서 A교수의 모순 점이 드러났는데 이는 국제학술지인 International Journal of Pattern Recognition and Artificial Intelligence의 출판 책임자에게 지난 2014년 4월 16일 보낸 메일에서 엿 볼 수 있다.  

본보가 입수한 메일 내용을 보면 A교수는 영문으로 된 이 메일에서 "나는 (제1저자로 등재된) B(제자 이름)를 삭제(remove)하고 싶고, 이 논문에 다른 저자를 넣기를 원한다"면서 "왜냐하면 그(다른 저자)가 이 논문에서 많은 일을 했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메일을 받은 해당 국제학술지는 2014년 4월 24일 제1 저자를 B씨에서 A1씨로 변경했고, 사이트에도 "논문 오류 정정: 제1저자는 B씨가 아닌 A1씨입니다."라는 정정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에 대해 A교수는 지난 5월 한 언론에서 "논문작성에 참여한 B씨의 성명을 제거하는 것이 의도가 아니고 연구에 기여한 사람을 저자로 추가할 의도였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앞서 밝힌 바와 같이 A교수는 "제자 이름를 삭제하고 싶고"라는 내용의 메일을 보냈다. 

이번 재판의 키는 이 메일에 대한 해석에 달린 셈이다.

이에 대해 한 대학 교수는 "말도 안되는 일이다. 교신저자의 요청 없이 제1저자를 삭제하거나 변경하는 일은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출판사 책임을 돌리는 건 빠져나가겠다는 뻔한 수"라고 지적했다.

또다른 교수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만약 논문 표절 의혹이나 사실이 발견될 경우 삭제 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겠지만 이를 제외하고는 결코 발생해서는 안될 일"이라고 했다.

최종 판단은 법원의 몫이다. 다만 적어도 학계에서는 A교수의 행위에 대해 "부끄러워야 할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러한 가운데 A교수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이 닿았지만, A교수는 잠시 후 전화를 주겠다는 말을 남긴 뒤 연락을 주지 않았다.
/전광훈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기미잡티레이저 대신 집에서 장희빈미안법으로 얼굴 잡티제거?
  • 군산 나포중 총동창회 화합 한마당 체육대회 성황
  • 대한행정사회, 유사직역 통폐합주장에 반박 성명 발표
  • 이수민, 군산새만금국제마라톤 여자부 풀코스 3연패 도전
  • 만원의 행복! 전북투어버스 타고 누려요
  • 전주국제영화제 ‘전주포럼 2024: 생존을 넘어 번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