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프로그램 비 하루 평균 450원을 가지고는 야외 활동 버스도 왕복으로 탈 수 없습니다”
전북도 지역아동센터가 턱없이 부족한 운영비로 인해 더 이상 열정만 가지고는 현장을 지키기 어려워졌다며 도에 추경예산을 편성해 달라고 강력히 촉구했다.
지역아동센터 예산사태 해결을 위한 추경쟁취연대는 22일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족한 운영비 안에서 인상된 최저임금을 맞추기 위해 아동 프로그램비를 줄일 수밖에 없는 현실이 너무나 가슴 아프다”고 이같이 주장했다.
올해 전국에 지원되는 지역아동센터 기본운영비는 1259억5500만 원으로 지난해 대비 2.8% 상승했다. 하지만 신규 지역아동센터가 11개소 추가된 것을 반영하면 실제 각 센터 기본 운영비는 월평균 516만 원서 529만 원으로 약 2.5% 인상에 그친다.
지역아동센터 기본운영비에는 종사자 인건비와 아동 프로그램비, 센터 운영 관리비 등이 포함돼 있다. 올해 지원 운영비가 2.5% 인상된 데 반해 최저임금은 10.9% 인상되면서 인건비를 지급하고 나면 실제 운영에 필요한 프로그램비가 부족한 상황이 됐다.
인건비로 대부분의 운영비가 지출되면, 29인 이하 동지역 센터의 경우 인건비와 관리비를 제외한 나머지 금액 월 24만2000원으로 돌봄 프로그램을 진행해야 한다. 아동 1인에게 쓸 수 있는 금액은 월 평균 8345원, 1일 평균 417원에 불과하다.
뿐만 아니라 사회복지사, 보육교사, 정교사 등의 아동복지 자격을 가지고 수년간 아이들을 돌보는 종사자들은 몇 년간 경력을 쌓아도 최저임금을 받고 있다. 10년 넘게 일한 센터장 역시 최저임금을 받으며 겨우 시설을 유지할 뿐이다.
때문에 이들은 지역아동센터 종사자들에게 사회복지시설 단일임금체계를 적용할 것과 인건비를 분리 교부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아동 1인당 프로그램비용을 하루 2500원 이상으로 책정한 추경 예산을 편성해 돌봄 최소비용을 확충할 것을 도에 요구했다.
최윤자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 전북협의회장은 “수년의 경력에도 불구하고 최저임금을 받는 선생님들이 이제는 그나마도 적은 아동예산을 빼앗아야 한다는 죄의식과 자괴감에 빠지고 있다”며 “아이들을 위한 열정으로 현장을 지키자고 하기엔 버틸 수준을 이미 넘었기 때문에 견디다 못해 밖으로 나온 것이다”고 토로했다.
한편 지역아동센터는 지역사회 취약계층 아동 건전 육성을 위해 방과 후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 기관이다. 지난 1970~80년대 빈민지역 공부방 운동에서 시작 돼 2004년 법제화 된 이후 현재 도내 282개 기관에서 6136명 아동이 시설을 이용하고 있다.
이지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