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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무인택배함 이용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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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무인택배함 이용하세요
  • 이지선 기자
  • 승인 2017.12.01 12: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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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실·도난...택배기사 사칭 범죄 우려 '끝'

스마트폰 화면에 찍힌 낯선 번호에 전화를 받을까 말까 망설이던 김수진(36)씨는 전화를 받자마자 얼굴에 미소를 띄우며 “앞에 있는 OO편의점에 맡겨주세요”라고 말했다.

 
각박한 현대인들의 삶 속에서 가장 설레는 연락이라는 ‘택배 전화’였다.
 
직장인 김씨는 소셜커머스 애플리케이션이나 온라인 장보기 등을 통해 물건을 자주 구매한다. 
 
이렇게 구매한 물건은 값도 저렴하고 시간도 절약할 수 있어 김씨는 일주일이면 1~2번 이상 집으로 택배를 받는 일이 생긴다.
 
하지만 아침부터 저녁까지 직장 일을 하는 만큼 택배를 직접 받기는 어려워 집 근처 편의점에 맡겨달라고 요청 할 때가 대부분이다.
 
아파트라면 경비실이라도 있겠지만 김씨는 원룸에 혼자 거주하고 있다.
 
다행히 편의점 점주는 단골 손님인 김씨의 택배를 싫은 내색 없이 받아주지만 편의점은 비슷한 사정의 인근 원룸 거주자들의 택배보관소로 활용되고 있다.
 
이렇다보니 김씨의 택배물건은 종종 다른 주민의 것과 바뀌거나 아예 분실되는 일도 발생한다. 하지만 이를 누구 탓으로 돌릴 수 없어 몇 번이나 화를 참아야했다.
 
김씨는 “문 앞에 택배를 뒀다가 몇 번 도난당하거나 파손당한 경험이 있다”면서 “특히 물이나 쌀처럼 무거운 물건은 기사님께 그냥 문 앞에 두고 가시라고 말씀을 드리는데 사실 퇴근해서 집에 갈 때까지 초조해진다”고 말했다.
 
또 “가끔 토요일에 택배를 받을 때도 있는데 혼자 살다보니 뉴스에서 본 택배기사 사칭 범죄가 생각나 두려울 때가 있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손쉽게 물건을 주고받을 때 사용되는 택배 문화가 사회 깊숙이 자리 잡았지만 직접 택배를 받지 못하는 경우 분실 사고가 생길 수 있어 시민들의 불편을 야기하고 있다. 
 
또 최근에는 강·절도범이 시민들의 경계를 피할 수 있는 택배기사로 위장해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도 있어 이에 대한 불안함까지 고조되고 있다.
 
실제 지난달 25일 서울특별시 강남구 정유라(21)의 집에 택배기사로 위장한 괴한이 침입해 흉기를 휘둘러 함께 있던 정씨의 지인이 이 흉기에 찔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전주시는 이런 시민들의 택배수령 불편을 해소하고 택배 관련 범죄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무인택배함’을 설치·운영한다.
 
지난달 30일 전주시에 따르면 노후주거지 밀집지역인 팔복동 추천마을과 교동 승암마을에 안심 무인택배함이 설치됐다. 추천마을과 승암마을은 모두 주민주도형 마을재생사업인 ‘새뜰마을사업’이 추진 중이다.
 
양 새뜰마을에서 주민협의회의 관리로 운영되는 무인택배함은 앞으로 365일 24시간 운영되며 새뜰마을 사업지역 주민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이용방법도 크게 어렵지 않다. 
 
주민들이 택배를 신청할 때 이 보관함을 물품 수령 장소로 지정하면 물품 배송과 함께 이용 주민에게 배송일시와 인증비밀번호 등이 포함된 문자가 발송된다. 
 
택배회사로부터 해당 문자를 수신한 주민은 무료택배함에서 인증번호를 입력한 뒤 택배물품을 받으면 된다.
 
최산정 도시재생과 과장은 “직장생활 등 다양한 이유로 택배 수령이 어려웠던 일반 단독주택 세대가 이제 안전하고 편리하게 택배를 수령할 수 있게 됐다”며 “최근 택배기사를 사칭한 각종 범죄가 빈번히 발생하는 가운데 새뜰 무인택배함이 이에 대한 효과적 대응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지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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