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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리안 사태 어디까지 퍼지나, 피해자는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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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리안 사태 어디까지 퍼지나, 피해자는 '분통'
  • 이지선 기자
  • 승인 2017.08.24 1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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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단 소송에 1만5천여 명 모여

전국적으로 유해성 논란이 일고 있는 릴리안 생리대에 대한 부작용을 겪었다는 피해자들이 도내에서도 속출하고 있다.

 
지난 2014년 부터 릴리안 제품을 사용해왔다는 서모(35·전주)씨는 "1~2년 전부터 생리통이 심해져 계속 고생을 해왔지만 그저 개인적인 스트레스나 나이 때문이라고 생각했다"며 "이번 사태를 보고 생리대 때문은 아니였는지 하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몇 달 전부터 생리량이 너무 줄어 고민을 하다 병원까지 찾은 우모(26·완주)씨도 릴리안 제품을 사용한 후부터 이상 증세가 나타났다. 우씨는 기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원래 생리통도 없었는데 몇 달 전부터 생리통이 심해지고 생리량은 너무 줄어들어 조기폐경까지 걱정하던 상황이었다"며 "병원에서도 갑상선이나 난소에 문제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왜 그러는지 원인을 찾을 수 없다고 큰 병원에 가보는 것을 권하기까지 했었다"고 전했다.
 
이어 “다른 것도 아니고 여성에게는 정말 중요한 일에 대한 위협을 받고 나니 피해청구는 고사하고 이 억울함을 어디에 호소해야 할지 몰라 분통이 터진다”고 토로했다.
 
이러한 파문이 커지면서 집단으로 법적 소송을 준비하는 단체까지 생겨났다. 인터넷 커뮤니티 '릴리안 생리대 피해자를 위한 집단 소송 준비 모임'의 가입자는 24일 기준 1만5000여 명을 넘어선 상황이다.
 
▲ 릴리안 제조회사인 깨끗한나라는 오는 28일 오후 2시부터 환불조치를 실시하겠다고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릴리안을 생산하는 깨끗한나라가 지난 23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오는 28일부터 환불 조치를 시행한다고 발표하는 등 여론 진화에 나섰지만 이처럼 논란은 사그라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여성환경연대에 따르면 릴리안 생리대 사용 후 부작용을 호소한 3000여 명의 사례 중 '생리 기간 감소'를 호소한 여성은 70.7%였다. 또 '생리량이 줄었다'는 85.8%, '생리통이 심해졌다'도 68%로 각각 집계돼 피해자 대부분이 비슷한 증상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릴리안을 사용한 이후 질염 등 염증 질환을 겪거나 이전보다 증상이 심해졌다'고 호소한 여성도 전체의 56%에 달했다.
 
여성들의 피부에 직접 닿는 제품인 만큼 생리대에 포함된 전성분을 의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화장품처럼 투명하게 성분 정보를 표기해 소비자들이 제품을 직접 살펴보고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의료기기로 분류되는 생리대, 탐폰 등의 여성용품에는 현재 전 성분 표기의 의무가 없다. 
 
국내에서 판매 중인 생리대의 경우 원료 및 성분 전체를 공개하고 있는 업체는 유한킴벌리와 깨끗한나라 뿐이다. 하지만 그마저도 공식 사이트에만 모든 원료 및 성분을 기재하고 있을 뿐 실제 제품에는 주요성분 만이 기재 돼 있다.
▲ 전주시 한 편의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한 생리대에는 주요성분에 단 두가지 항목만이 표시 돼 있다.
여성환경연대는 “현행 식약처 기준에 따라 제조됐다고 해서 안전한 제품이라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보다 심각한 문제가 생기기 전에 식약처가 여성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일회용 생리대 속 성분에 대한 전면적인 위해성 검토와 건강 영향을 조사하고 관리방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일회용 생리대에 대한 불신과 불안감이 커지면서 면 생리대, 생리컵 등의 대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어 면 생리대는 품귀현상까지 빚고 있다.
 
한 면 생리대 판매자는 "일회용 생리대에 대한 불신으로 요즘 면 생리대 주문이 폭주하고 있다"면서 "평소에는 수요가 일정했고 그에 따른 양만 생산하는 체계였기 때문에 이렇게 많은 수요에 대비하지 못해 앞으로 두 달 후에 배송될 예약주문까지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릴리안의 유해물질 검사 결과는 늦어도 9월 중순쯤 발표될 예정이다. 이번 검사에서는 독성 생리대 논란을 촉발한 '총휘발성유기화합물'(TVOCs) 등 유해물질의 검출 여부와 검출되는 양 등 생리대 관련 전반적인 품질안전에 대해 점검한다.
 
휘발성유기화합물은 벤젠이나 포름알데히드, 톨루엔, 자일렌, 에틸렌, 스틸렌, 아세트알데히드 등을 통칭하는 말로 피부접촉이나 호흡기 흡입을 통해 신경계에 장애를 일으키는 발암물질로 알려져 있다.
 
이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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