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연천에 이어 올해 첫 구제역이 발생한 충북 보은에서 다시 의심신고가 접수되면서 전국 확산 우려감이 한층 높아졌다. 특히 충북 보은과 전북 정읍에서 검출된 ‘O형’과 다른 ‘A’형 구제역 바이러스가 동시에 발생해 역학조사와 방역에 혼란이 일고 있다.
9일 농림축산식품부와 전북도 등에 따르면 지난 8일 의심신고가 접수된 경기 연천의 젖소농가의 혈청형이 ‘A형’으로 충북 보은과 전북 정읍의 ‘O형’과 다른 구제역으로 확진됐다. A형은 국내에서 지난 2010년 1월 발생한 이후 동시에 O형과 A형이 발생한 것은 처음이다.
경기 연천은 충북 보은과 전북 정읍 등과 멀리 떨어져 있어 직접적인 역학관계를 확인하기 힘들어서 두 개의 구제역 바이러스가 산재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A형 유입경로 등 역학조사가 쉽지 않아 방역망 설정에도 어려움이 발생하는 등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전북 정읍 산내면 한우농가 혈청형은 ‘O형’으로 충북 보은과 같다. 백신은 소의 경우 A형과 O형의 혼합형인 2가 백신이 접종되고 있으며, 돼지의 경우 O형 1가 백신이 접종된다. A형이 돼지로 확산될 경우를 대비해 정부가 백신을 추가로 수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전북도는 발생농장 반경 20km 이내 2018개 농가, 23만2000두의 우제류에 대해 긴급백신 접종을 실시 중인 가운데 9일 현재 96%의 접종률을 보이고 있다. 도는 12일까지 도내 7513개 농가에서 사육 중인 29만두의 소에 대한 일제접종도 완료할 계획이다.
전국적으로 백신확보량이 부족한 실정이다. 정부는 구제역이 발생한 지역에 우선적으로 백신을 배분하고 있는 가운데 전북지역은 55만2000두를 접종할 백신을 확보한 상태다. 하지만 소 34만8000두, 돼지350만두, 염소 1만4000두 등 총 71만2000두가 필요한 상황이다.
정부는 부족한 16만두에 대해 10일까지 내려보낸다는 방침이어서 당장 백신부족 사태는 발생하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도내 우제류는 1만3218농가에서 총 189만623두를 사육 중이어서 돼지로 구제역이 확산될 경우 백신이 부족하게 된다.
백신접종에 따른 항체 형성률 논란이 불거진 상황이어서 백신접종만으로 구제역 확산을 막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특히 지난 5일 올해 첫 구제역이 발생한 충북 보은에서 또 다시 의심신고가 접수되면서 전국 확산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구제역이 올해 첫 발생한 보은군 마로면 관기리 젖소농장에서 불과 1.3km 떨어진 한우농장에서 구제역이 발생했다. 전북(정읍)으로 남하했던 구제역이 다시 북상(경기 연천)했다가 첫 발생지(충북 보은)에서 추가로 발생한 것이어서 방역당국도 역학조사에 애를 먹고 있다.
도 관계자는 “AI와 마찬가지로 동시에 두 개의 구제역 바이러스가 발생해 역학관계 확인이 쉽지 않게 됐다”면서 “도내에서는 아직 A형 구제역 바이러스가 발생한 적이 없지만, 소의 경우 2가 백신이 이뤄지고 있으며, 긴급접종도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윤동길기자
전북지역 구제역 백신 확보량 55만2000두분, 부족분 16만두 10일 공급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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