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킹푸어(working poor)’ 세대의 씁쓸할 모습
소극장을 무대로 활동하는 6개 극단이 13일부터 12월 28일까지 ‘전북소극장연극제’를 전북지역 5개 소극장 무대에 올린다. 올해 23번째인 ‘전북소극장 연극제’는 전북 연극의 산역사이자 연극 예술의 토대이다. 6회에 걸쳐 올해 공연되는 작품과 극단들을 통해 전북연극의 현재를 더듬어본다.<편집자주>
전북소극장연극제 4번째 작품은 27일부터 12월 6일까지 전주시 완산구 경원동 옥성문화센터 지하 소극장 판에 공연하는 극단 자루의 ‘하우스 메이트’ (오지윤 작·유성목 연출)이다.
연극 ‘하우스 메이트’는 최근 가난에게 뺏긴 꿈과 안정을 찾기 위한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한지붕 각방’ 시스템에 착안해 만들어졌다.
여유롭게 인생을 즐기고 드라마틱한 신데렐라의 여주인공이 되고 싶으나 수평으로만 가는 꿈에 가까워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젊은이들의 이야기가 2인극 작품으로 수정(임대인)과 영지(세입자)간의 좌충우돌 에피소드를 담았다.
‘금수저’, ‘흙수저’란 신조어처럼 뚜렷해지는 빈부격차와 어렵게 직장에 취직하지만 아무리 일을 해도 빈곤을 벗어날 수 없는 ‘워킹푸어(working poor)’ 세대의 씁쓸할 모습이 유쾌하게 녹아들어 있다.
■줄거리
배우 지망생 스물아홉 김수정. 알바로 생활하며 수많은 오디션에 응시하지만 수백 번 보고 수백 번 떨어지기를 반복한다.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가족 같은 룸메이트와의 단란한 시간을 꿈꾸며 저렴하게 방을 세놓는다.
평범한 직장에 들어가 평범한 삶을 사는 박영지는 특출난 것도 특별한 꿈도 없다. 가진 거라곤 넉넉하지 못한 가정형편. 살던 곳에서 마저 쫓겨나야 하는 상황에서 마침 눈에 들어온 저렴한 방. 더 생각해 볼 겨를 없이 이사를 결심한다.
전혀 다른 동기로 한 지붕 아래서 만나게 됐지만 둘 사이의 간극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서로가 기대했던 삶의 모습에서 점점 더 멀어지고 ….
연출자 유성목은 “사회로 내 딛는 첫 걸음과 방황의 가출, 출가 등의 시작점이 각기 다르고 전개 방향과 방식도 다른 사람들이 한 곳에 모여 어떤 변화와 삶을 사는지 그리고 우리가 그 좌절과 대립 속에서 또 다시 그리는 이상은 무엇인지 이야기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문의 (063-232-6786, 010-2504-5807)
▲극단 자루
극단 자루는 ‘연극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다!’를 슬로건으로 2011년 1월 창단해 그해 12월 ‘옥수동에 서면 압구정동이 보인다’로 연극 팬들에게 첫 선을 보였다.
2012년 ‘영웅제작소’를 초연했으며 2013년에는 ‘사랑나무’, ‘꿀꿀돼지’, ‘송아지와 바꾼 무’, ‘빨간부채 파란부채’ 등 동극들을 내놓았다. 2013년 ‘9회말 2아웃’, 2014년 뮤지컬 ‘사랑나무’, 2015년 ‘기억을 지워주는 병원’ 등 매년 꾸준하게 창작극을 공연하고 있다.
박해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