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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고지신] 마을 어진 게 아름다운 일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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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고지신] 마을 어진 게 아름다운 일이니
  • 전민일보
  • 승인 2015.09.25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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里仁爲美擇不處仁焉得知

“마을 어진 게 아름다운 일이니, 가려서 인한

마을에 살지 않는다면 어찌 지혜롭다고 하겠는가”

공자(孔子) 다음 가는 성인(聖人)이라는 뜻의 아성(亞聖)으로 불렸던 맹자(孟子)는 어릴 때 아버지를 여의고 홀어머니의 손에 자랐습니다.

그의 어머니는 처음에 공동묘지 근처에 살았는데, 맹자가 무덤을 파는 사람의 흉내를 내며 노는 겁니다. 맹자 어머니는 교육상 좋지 않다고 여겨 시장 옆으로 이사 갔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장사치 흉내만 내며 놀자, 거기도 좋은 곳이 아니라고 여겨 서당(書堂) 옆으로 이사 했습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제사도구를 놓고 정중한 예의(禮儀)를 흉내 내는 놀이를 하는 겁니다.

공자(孔子)가 어렸을 때 놀던 것과 똑같이 말입니다. 맹자의 어머니는 이곳이야말로 자기 자식을 두기에 가장 좋은 장소라고 여기고 기뻐했습니다. 어린이 교육에 환경이 중요하다는 것을 일러주는 맹모삼천(孟母三遷)이야기입니다. 아마 공자가 그런 모습을 보았다면 이렇게 말했을 겁니다.

마을 어진 게 아름다운 일이니, 가려서 인한 마을에 살지 않는다면, 어찌 지혜롭다고 하겠는가?(里仁爲美擇不處仁焉得知)

맹모삼천은 한(漢)나라 때 나온 책 「열녀전」에 실린 이야기인데, 이 책에는 단기지교(斷機之敎)라는 고사도 나옵니다.

맹자(孟子)는 소년시절부터 집을 떠나 먼 곳으로 공부하러 떠났다가, 어느 날 어머니가 너무나 보고 싶어 연락도 하지 않은 채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맹자는 반가운 마음에 ‘어머니!’ 하고 부르며 집안으로 뛰어들어갔습니다. 그런데 마침 베를 짜고 있던 그의 어머니는 반가워하는 기색도 비치지 않은 채 담담한 목소리로 “그래, 그간 글은 얼마나 배웠느냐?”라고 물었고, 맹자는 머리를 긁적이며 “어머님! 죄송합니다. 별로 배우지 못했습니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어머니는 짜고 있던 베의 날실을 칼로 끊어버렸습니다. 맹자가 깜짝 놀라면서 “어머니, 그 베줄은 왜 끊어버리십니까?”라고 묻자, 어머니는 짜고 있던 베틀을 옆으로 치우면서 말했습니다.

“아들아! 네가 공부를 중도에 그만두고 돌아온 것은 지금 내가 짜던 이 베의 날실을 끊어버리는 것과 같다. 학문을 익히면서 모르는 것은 물어서 앎을 넓히고 이름을 날려야 군자(君子)가 될 수 있다. 그런데 너는 지금 학문을 그만두고 집으로 돌아 왔다. 너는 스스로 군자가 될 길을 포기하고 다른 사람 밑에서 일할 심부름꾼의 길을 택했다. 이것은 내가 우리 가족의 생계를 위해 베를 짜다가 중간에 그만두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느냐? 내가 생계의 방편인 베 짜기를 그만두고, 네가 덕을 닦는 것을 그만두면 우리 가정은 다시는 빛을 보지 못할 것이다. 중도에 그만두면 모든 건 허사가 되고 만다. 그간 내가 베를 짠 것도, 네가 공부한 것도 아무 쓸모가 없게 되니 말이다.”

말할 것도 없이, 어머니 말씀에 크게 깨달은 맹자는 다시 돌아가 전보다 더욱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그리고 공자의 손자인 자사(子思)의 제자가 되어 가르침을 받았고, 끝내는 공자에 버금가는 아성이 되었습니다. 모두가 어머니의 갸륵한 정성과 엄격한 가르침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현숙 사회복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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