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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대 통합 협상 결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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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대 통합 협상 결렬
  • 소장환
  • 승인 2007.04.22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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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대-군산대 결별로 선택권 거머쥔 익산대... 예산 규모 등 월등히 큰 전북대와 통합 가능성 커
도내 국립대 통합논의가 2개월여 진통 끝에 3개 대학 통합에서 2개 대학 통합으로 축소됐다.

지난 20일 전북대 대학본부 8층 회의실에서 열린 전북대-군산대-익산대학 통합추진위원회 제4차 회의에서 3개 대학 관계자들은 막판 협상을 시도했으나 일단 3개 대학 통합협상은 결렬로 막을 내렸다.

다만 이들은 △궁극적으로 1도(道) 1국립대학 통합을 추진 △제1단계 2개 대학 통합 우선 추진 △제2단계 통합추진을 위한 공동통합추진위원회는 6월 이후 구성이라는 세 가지 합의내용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전북대와 군산대는 익산대학을 두고 ‘쟁탈전’을 벌이는 형국이 됐으며, 3개 대학 통합을 위한 공동통합추진위는 6월 이후 구성이라는 시점만 명시됐을 뿐 언제까지 구성한다는 시한이 없어 3개 대학 통합은 사실상 물 건너간 셈이다.

▽팽팽한 신경전과 상호 비난으로 예고된 ‘파국’=이날 회의는 군산대 관계자들이 시작 시간인 10시보다 5분가량 늦게 회의장에 모습을 나타내면서 팽팽한 신경전을 펼쳤다. 

이어 서거석 총장은 인사말에서 군산대가 3개 통합추진이라는 약속을 어기고 16일 익산대학을 찾아가 전북대를 배제한 통합을 제의한 것을 ‘신뢰를 깨는 행동’이라며 강력하게 비난했고, 박기홍 군산대 기획처장 역시 전북대가 19일 익산대학을 방문한 사실을 언론보도를 통해 알고 왔다는 말로 비방전에 맞불을 놓으면서 파국을 예고했다. 

그리고 회의 시작 2시간여 만에 전북대와 군산대는 서로 익산대학을 사이에 두고 결별을 선언했다.

더구나 이날 회의에 앞서 지난 16일 취재진이 지켜보는 가운데 전북대 서거석 총장이 군산대 이희연 총장에게 전화를 걸어 익산대학 방문사실을 물은 데 대해 “건방진 사람”이라고 말할 정도로 전북대와 군산대는 이미 넘을 수 없는 감정의 한계수준마저 넘어버렸다.  

▽전북대와 군산대는 왜 결별 선택했나=전북대와 군산대의 결별은 서로의 손익계산이 다르기 때문이다. 전북대는 단과대학 이전이나 학과 구조조정 등 완전한 통합은 시간이 걸리는 문제이기 때문에 우선 통합을 한 뒤에 추진하자는 입장인 반면 군산대는 통합 합의 이전에 먼저 캠퍼스별 특성화 모델을 확정지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아울러 군산대는 통합대학의 명칭을 전북대가 아닌 ‘새만금대학교’로 해야 한다거나, 공식 채널이 아닌 다른 경로를 통해 대학본부의 군산이전 등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전북대가 받아들일 수 없는 주장을 굽히지 않은 군산대에 대해 애초부터 전북대와 통합을 추진할 의사가 없었던 것 아니냐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일단 군산대 이희연 총장이 지난해 새로 임기를 시작해 임기를 마치면서 정년퇴직하는 입장인데다 농과대학이 없는 군산대로서는 규모가 작은 익산대학을 출혈 없이 흡수 통합할 수 있다. 그렇지만 전북대까지 함께 통합을 추진할 경우 전체예산규모에서 3배 이상 덩치가 큰 전북대에 흡수당하는 입장이 될 우려가 커 내부적인 거부감이 클 수밖에 없다. 

전북대 역시 지역거점국립대학 입장에서 명분상 3개 국립대 통합을 이루는 게 맞지만 5월말 통합계획서 제출이라는 시한을 앞두고 군산대 때문에 더 이상 발목을 잡히기보다는 익산대학이라도 잡기 위해 버릴 패는 확실히 버리고 간다는 쪽으로 입장을 급선회했다.   

▽익산대학는 어떤 선택을 할까=전북대와 군산대의 결별선언으로 ‘캐스팅보트’를 쥐게 된 익산대학 입장을 이날 회의에 참석한 이병석 학사운영처장은 “기쁘다고 해야 할지, 곤혹스럽다고 해야 할지 난감하다”고 표현했다.

그러나 국립대 법인화라는 추세를 앞에 둔 익산대학 입장에서는 4년제 국립대와의 통합은 선택이 아닌 생존전략인 상황을 감안할 때 자산이나 예산규모, 연구개발시설기반 등이 월등한 전북대와 통합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게다가 이날 익산대학이 제출한 통합기본원칙은 이미 하루전날 서거석 총장이 익산대학을 전격 방문해 요구사항을 대부분 수락한 내용들이다. 여기에 전북대는 익산대학과 익산시의 관심을 끌만한 선물도 준비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분위기에서 익산대학이 반드시 전북대와 밀월을 이룰 것이라고 확정 지을 수는 없다. 오는 25일 익산대학을 방문할 예정인 이희연 군산대 총장이 익산대학에 어떤 비장의 카드를 내밀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향후 전망=이날 전북대와 군산대의 결별로 익산대학을 중심으로 한 2개 국립대 통합 논의가 급진전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익산대학은 어느 대학과도 통합을 할 내부 준비가 사실상 이미 끝난 상태. 

익산대학의 선태에 따라 통합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은 물론 3개 대학 통합을 전제로 5월 30일까지 통합여부를 결정한다는 당초 합의 일정은 5월 중순정도까지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2개 국립대 통합에서 제외된 대학은 이번 3개 국립대 통합 실패에 대한 책임이라는 멍에와 아울러 향후 전개될 전주교대를 포함한 ‘1도(道) 1국립대 통합’ 논의에서도 제몫을 주장하기 어렵게 됐다. 소장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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