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세계 물의 날(3월 22일)이다. 한국은 UN이 정한 세계 물 부족 국가 중 한곳임에도 불구하고 매년 엄청난 양의 수돗물이 사용하기도 전에 땅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20일 전북도에 따르면 도내에서 연간 새어나가는 수돗물의 양은 2005년 12월 기준 전체 생산량 2억3681만1000톤의 25%인 5920만2000톤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550억원이며 2만6000여명의 무주(연간 사용량 356만3000톤)군민들이 16년간 사용할 수 있는 엄청난 양이다.
시군별 누수율은 정읍시가 40%로 도내 14개 시군중 가장 누수율이 심각했으며 무주 38.3%, 군산 33%, 전주 27.9%, 임실 25.3%, 남원 16.6%, 김제 16.5% 등 순이다.
상수도 누수율의 주범은 노후상수관이다.
상수관의 재질에 따라 20년이 지나도 누수가 거의 없는 상수관도 있지만 아연도관 등 그 동안 설치된 상수관의 경우 15년을 넘기면 누수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도내에서 묻은 지 15년 이상 된 노후 상수관은 2046km으로 도내 전체 상수관 총 연장 1만482km의 19.5%에 달하고 있다.
도는 지난 96년부터 지난해까지 845억4200만원의 예산을 들여 970km의 노후 상수관 교체사업을 벌여왔다.
하지만 15년이 경과된 노후 상수관 완전교체를 위해서는 2000억원 이상의 예산이 더 필요한 상황이지만 국비지원이 없어 열악한 지자체 살림으로는 엄두도 못 내고 있다.
지난 93년 수도법 변경으로 광역 상수도 정수장 건립비가 지자체 부담으로 전환되면서 현재 도내 지자체의 부채는 907억3600만원에 달하는 실정이다.
이는 곧바로 상수도요금 인상으로 이어져 최근 전주시와 군산, 익산 등 일부 시군이 상수도요금을 인상했다.
도 수질보전과 관계자는 “매년 노후 상수관에서 많은 양의 상수도가 새고 있지만 지방재정이 열악하고 요금도 현실화되지 않아 당장 교체에 어려움이 많다”며 “누수율을 줄이 것도 중요하지만 물을 아껴 쓰는 소비자들의 습관정착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윤동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