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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실학원 이대로 포기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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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실학원 이대로 포기할 것인가
  • 전민일보
  • 승인 2014.08.05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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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 시도에서 지역 대표 사상에 대해 체계적인 관리가 이뤄지고 있다.

경북 안동에서는 국학진흥원을 건립해 유교연구를 진행하고 있고 경기도 실학박물관(실학자 유물전시), 성호박물관(성호 기념사업), 도산수련원(퇴계정신) 등을 담당하고 있다. 이들 지역은 교육과 관광지로서도 제 몫을 하고 있다.

뒤늦게 전북도가 지난해부터 국내 실학의 선구자 반계 유형원이 반계수록을 집필한 부안군 보안면 일대에 호남 실학원 설립계획을 발표해 실학의 체계적인 연구·발전의 기대를 모았다. 부안 보안면 우동리 일대에는 실학의 선구자로 불리는 반계 유형원의 생가 등이 현존해 있다.

반계 유형원은 관직의 생활을 단념하고 이 곳에서 22년 동안 칩거하며 국내 실학의 최초 서적이라 불리는 반계수록 13권을 집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곳에는 실학에 대한 역사적, 철학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유형원 선생 이외에도 도내에는 순창군에 거주했던 신경준과 고창 황윤석, 김제 이정석, 이기 등이 생존하며 실학의 붐을 조성했다.

하지만 종합적인 연구기관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전문가들은 호남권에서 실학은 관광지로써의 역할뿐만 아니라 연구와 자료수집, 홍보 등의 필요성을 언급해 왔다. 이 때문에 김완주 전 지사때부터 추진된 것이 호남실학원 건립사업이다.

민선이 교체되면서 민선6기 송하진 도지사의 공약에도 호남실학원 건립사업은 포함됐다. 관광·문화 분야에 대한 관심이 큰 송 지사는 전임 지사의 사업임에도 자신의 공약에 포함시켜 추진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부안군이 사실상의 사업포기 의사를 통보한 것으로 전해져 문화계의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 실학원 설립에 앞서 반계실학의 D/B 구축 및 스토리텔링을 통해 호남 실학원 설립을 위한 논리 개발 등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는 대목이다.

부안군은 호남실학원 건립예산 보다는 향후 운영주체와 분담비율에 난색을 표한것으로 전해진다. 전북도가 모든 비용을 전액 부담해서 추진하길 바란다는 친절한 설명도 붙였다고 한다. 전북도가 도립시설로 운영한다면 반대하지 않겠다는 의미이다.

전북도 입장에서는 당혹스러운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지자체가 사업을 포기한 마당에 도비를 전액 투자해 호남실학원 건립과 운영에 나선다는 정책결정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다른 시군에서도 유사한 요구가 이어질 것이 불보듯 뻔하다.

하지만 지역대표 사상의 체계적인 연구·계승과 도산서원 등처럼 지역을 대표하는 또 하나의 문화시설을 보유한다는 측면에서 호남실학원 건립은 백지화되서는 안 된다.

전북도와 부안군이 다시한번 최적의 공약수를 도출해 내는 운영의 묘를 보여주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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