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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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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
  • 전민일보
  • 승인 2014.04.28 1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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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모 시인·전북도청 행정지원관

 
얼마나 무서웠을 까
얼마나 답답했을 까
엄마를 부르고
아빠를 부르고
온가족의 이름
하나 하나를 불렀을
희생자들의 외침.
우리는
그들의 부르짖음을 외면하고
구해달라는 절규를
끝내 모른 채 한 죄인이다
채 피워보지도 못하고
꽃잎 하나하나를
떨어뜨려야 하는
단원고 학생들의
희생을 외면한 죄인이다.
누구를 탓할까
누구를 원망할까
돈벌이에 눈먼 사람들
대충대충 일처리한 사람들
우리 모두가 죄인 것을.
미안하오
정말 미안하오
함께 있어주지 못해
정말 미안 하오.
생을 달리한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고
살아 돌아 온 사람들
하루빨리 그 악몽에서 벗어나고
생업을 포기하고
살아 돌아 올 자식만을 오직 기다리는 실종자 가족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네자.
부디 살아 돌아 오소서
부디 영면 하소서
부디 마음 굳건히 먹으소서.

이상은 이번 진도 여객선 ‘세월호’참사를 보면서 쓴 ‘정말 미안하오’라는 필자의 시이다.

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이 이번에 일어나고 말았다. 21년 전 위도 서해 훼리호의 아픈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우리 국민에게 또 하나의 뼈아픈 상처가 생기고 말았다.

침몰사고가 일어난 지 벌써 열사흘째다. 300여명이 넘는 대규모 참사도 참사거니와 열사흘이 넘었건만 조수간만의 차와 빠른 해류 때문에 구조 작업마저 더디면서 실종자 가족은 더 가슴이 타들어가고 있다.

이번사고의 원인을 여러 가지로 분석하고 그 원인을 도려내기 위한 수술 작업이 강도 있게 진행되고 있다. 과적과 운항미숙, 승객은 나몰라하고 먼저 탈출한 성장을 비롯한 선박직원들,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한 가진 자의 돈벌이 등등. 그렇지만 뭐니 뭐니 해도 이번 참사의 원인은 안전 불감증이 빚어낸 합작품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집약된 의견이다.

필자는 그 원인을 그동안 우리가 안전은 뒷전이고 무슨 일이고 단숨에 해치우려고 하는 ‘빨리빨리 문화’가 만들어 낸 결과 아닌가 생각한다. 우리는 경제발전에만 몰두했지 안전의식도 없었다. 앞만 보고 달려왔지 연구도 없었다.

내실보다는 외형을 지향하고, 과정보다는 결과를 중요시 해온 것이 사실이다. 여기에는 공무원도 국민들도 함께했다.

이제 냉정을 찾아야 할 때다. 아직도 찾지 못한 실종자들의 구조는 첨단장비와 민관군 인력을 총 동원해서 하루빨리 진행해야 한다.

또한 이번 사고의 원인과 후속조치 사항을 명확히 수사하고 조사하고 파악하여 다시는 미개발국가에서나 일어날 법한 참사를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번 사고를 수습하면서 사고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들을 너무 피상적으로 그리고 조급하게 만들어 내지 말고 근본적인 원인의 제거와 차단방법이 나와야 한다.

염두에 둘 것은 감기가 걸리면 콧물이 나오는 원인에 대한 약을 처방받아 치료해야지 콧물을 못나오게 화장지로 막아버리자는 식의 대책은 대책이 아니다. 돈이면 무엇이든 다하는 몰상식한 사람들이 발붙이지 못하는 근본적 대안도 내 놓아야 한다.

국민의 안전에 규제개혁의 잣대를 대서는 안 된다.

형식적인 훈련, 말뿐인 점검, 안전 불감증의 거품을 이제 걷어내야 한다. 좀 힘들어도, 좀 절차상 복잡해도 안전이라면 고통을 감내하는 국민의식이 필요하다.

희생자들의 추모분위기는 유지하되 이번 사고 여파로 생업을 문 닫는 또 다른 국민에 대한 대책도 이제 눈을 돌릴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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