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전 경기도에서 전주로 이전한 어느 중소기업사장님의 얘기.
사업장을 전주로 이전한 이유는 의외로 잘 형성된 교통인프라, 맛과 멋이 있는 예향 등의 매력도 있지만 특히 좋은 인재를 구할 수 있다는 기대, 경기도에서는 상상도 못할 각종 지원과 관심이었다고 한다.
이전 초기에는 신규설비투자, 인력확보 및 교육, 생산성 및 품질향상 등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고, 원자재 파동을 겪으면서 수익성의 악화로 회사 경영에 타격을 받기도 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기업 OEM납품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해외품질인증 획득을 통한 거래선 확보를 위해 불철주야 노력을 해왔다고 한다.
그 노력이 결실을 거둬서 작년에는 그토록 갈망하던 유럽 쪽에 수출선을 확보하였고 회사경영실적도 흑자로 돌아섰으며, 올해는 북미시장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고 한다.
이 사장님의 꿈은 자신의 분야에서 세계제일의 품질을 자랑하는 중견기업으로 우뚝 서는 것이라고 한다.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창업한 이후 완전히 망해 절망적인 상황을 겪으면서도 다시 일어날 수 있었던 것은 이러한 꿈을 이루고야 말겠다는 오기였다.
가끔 대학에서 특강의뢰가 왔을때 학생들에게 “다른 건 다 버려도 꿈은 버리지 말라. 꿈은 목표다.”라는 말을 잊지 않는다고 한다.
통계에 따르면 제조업의 경우 중소기업이 창업을 해서 매출 100억을 달성하는데 보통 11년 정도의 시간이 흐른다고 한다. 물론 그 십여 년 동안 수많은 리스크와 경영상의 고통을 겪고 극복하는 과정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앞서 소개한 사장님도 이러한 과정을 겪으면서 본인을 물론이고 회사도 강해졌다고 한다. 어찌보면 이러한 고통과 리스크의 극복과정이 있어야만 회사와 경영자의 마인드가 커지고 강해지지 않을까?
올 해 IMF의 발표를 보면 미국, 유럽 등 세계경제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우리 경제도 경제관련 전문연구소들은 3%후반대의 성장세를 나타낼 걸로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비록 완만한 성장세를 예측한다 해도 올해도 우리 중소기업에게는 내수침체, 환율하락, 임금을 둘러싼 노사갈등 등등 기업환경 곳곳에 묻혀있는 지뢰를 피해 생존과 성장을 해야 하는 힘겨운 싸움은 계속될 것 같다.
그동안 많은 기대를 갖게 했던 이른바 대중소기업의 상생발전을 위한 제도개선은 관련 법 정비와 공정경쟁 및 적정 수익보장 등의 하도급문화의 개선으로 이어지는 정치권과 대기업, 감독당국의 노력 없이는 어렵다는 것이 그간의 경험이고 보면, 당분간은 제도개선에 따른 중소기업의 경영환경 전망은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럴 때일수록 앞에서 소개한 사장님처럼 우리 중소기업경영자들은 뭔가 더 강해지려는 노력 즉 보유아이템시장의 미래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 이를 실현시킬 인재의 확보 및 육성, 새로운 시장진출에 다양한 협력선 확보 등 올 라운드플레이어로서의 역할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을 제안한다.
상투적인 말이지만, ‘위기가 곧 기회’라는 말은 이러한 노력을 통해서만 실현될 수 있는 것이고, 실제로 그러한 과정을 겪고 성장한 기업들이야 말로 장기적인 성장동력을 확보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흔히들 맞딱트린 문제의 원인들을 바깥에서 찾는 경향이 강하다. 시장수요를 반영하지 못하는 정부정책, 젊은이들의 비현실적 직업관, 정치권의 언행불일치 등등 우리 중소기업의 경영환경에 악영향을 미치는 외부 요인은 셀 수 없이 많다.
그렇다고 우리 중소 기업인들은 이러한 부조리만 탓하고 있을 만큼 한가하지가 않다.
시장과 정책의 흐름을 반발 앞서는 지혜와 미래에 대한 철저한 대비를 통해 경쟁력 있는 기업을 만드는데, 한발 앞서 행동해야 하지 않겠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