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4-28 21:14 (일)
문어에 얼킨 이야기
상태바
문어에 얼킨 이야기
  • 전민일보
  • 승인 2014.01.13 11: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현세 익산공공미디어센터 ‘재미’ 소장

몇년전 동해안에 갈 일이 있었다. 그 지역에 살며 나를 안내하던 지인은 문어요리가 유명한 곳이 있다며 나를 데리고 갔다. 주문을 하자 살아있는 문어를 수족관에서 건져내어 손님들이 보는 자리에서 바로 요리를 시작하는 식당이었다.

우리 앞에서 요리를 하는 사장은 입담도 좋아 문어에 관한 여러 가지 얘기를 하며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한지 몰랐다. 그 얘기들은 자연에서만 얻을 수 있는 지혜들이 담긴 얘기들이어서 문어 맛도 좋았지만 식당주인의 이야기가 그리워 다시 찾고싶은 생각이 나는 곳이기도 했다.

주인이 들려준 이야기 준 내가 가장 깊게 생각했던 얘기 중 하나를 소개하겠다. 문어를 플라스틱 콜라병에 넣으면 문어는 잘 빠져 나온단다. 문어는 반복에 의한 학습을 할 줄 알기 때문에 몇번의 반복 후 콜라병의 주둥이를 찾아 내어 오랜시간이 걸리지 않아 병을 빠져나온단다.

그런데 병에 구멍을 여러개 뚫은 후 문어를 넣으면 문어는 병을 빠져나오지 못 한단다. 그 구멍이 병의 입구처럼 크게 뚫어놓아도 그렇단다. 식당주인은 왜그런지 생각해 보려면서 웃으며 잠시 여운을 주었다. 그 사이 나는 이유가 뭘까 생각해보았다.

독자들도 한번 생각해보라. 일반적으로 생각했을때 출구가 더 많으면 나올 수 있는 확률이 더 커지고 더 쉽고 빠르게 병을 빠져나올 것 같은데 말이다. 문어가 먹을 수 있을만큼 요리가 다 되자 주인은 그 답을 말해준다. 문어는 문어의 머리뿐아니라 여덟개의 다리 모두가 머리와 같은 기능을 하려한단다. 머리와 다리들은 모두 서로가 찾은 구멍이 살길이라는 중심된 생각을 각자가 하게 되는것이다. 머리와 여덟개의 다리 모두가 자기가 찾은 길이 옳다고 생각하게 된다는 것이다.

머리는 이 구멍으로 나가려고 안간힘을 쓰며 내밀고 있는데 다리 하나는 이 쪽이 맞다며 또다른 구멍으로 쭉 잡아빼고 또다른 다리는 반대쪽의 구멍으로 나가는 것이 맞다는 듯 발을 빼며 나머지 몸둥이가 자기를 따라오기를 바라며 몸을 자기쪽으로 당기다가 문어는 병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만단다.

여기까지 하는 주인의 얘기를 들으며 문어의머리와 다리들이 병 속에서 허우적 거리는 모습을 그려보면서 나는 감탄을 했다. 모두 다 자기가 찾은 것이 정답이라고 우기다가 결국 함께 나아가고, 나갈 길을 잃곤 하는 우리 인간이 범하는 어리석음을 엿볼 수 있어서이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 라는 속담에서 시사하듯, 우리 내 삶은 모두가 우두머리일 수는 없다.

가까운 생활 속에서도 뉴스를 통해 보게 되는 크고 작은 사회속에서 나는 가끔 애석함이 든다. 많은 정답을 가까이 두고도 오답을 내고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이 병속에 든 문어의 모습과 다를 바가 없지않은가. 타협하고 양보하고 대화하고 합의를 하여 하나되는 마음. 그것이 우리가 살 길이고 세계가 하나되어 한울안 한이치로 상생의 길을 열어가는 것임을 잊지말자.문어가 되지말자.

우리는 하나가 되자. 하나가 되어 힘차게 도약하는 갑오년이 되길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2024 WYTF 전국유소년태권왕대회'서 실버태권도팀 활약
  • 군산 나포중 총동창회 화합 한마당 체육대회 성황
  • 기미잡티레이저 대신 집에서 장희빈미안법으로 얼굴 잡티제거?
  • 이수민, 군산새만금국제마라톤 여자부 풀코스 3연패 도전
  • 대한행정사회, 유사직역 통폐합주장에 반박 성명 발표
  • ㈜제이케이코스메틱, 글로벌 B2B 플랫폼 알리바바닷컴과 글로벌 진출 협력계약 체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