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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미루군에게 희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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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미루군에게 희망을...
  • 최승우
  • 승인 2007.01.29 13: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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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소 아르바이트 하며 학업 정진 대학합격 불구 등록금 없어 발만동동

“힘들게 일하시는 어머니를 보면서 정말 열심히 공부했는데, 이렇게 큰 짐만 안겨드려 너무 죄송해요.”
얼마 전 한양대학교에 합격한 양미루(19)군은 대학 등록금 걱정에 하루하루가 고되다.

서울대에만 합격하면 4년 치 등록금은 걱정이 없었지만 아쉽게도 고배를 마신 미루에게 500만원에 달하는 등록금은 상상할 수 없는 큰돈이다.

수능시험을 마치자마자 주유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지만 등록마감일 안에 500만원을 마련하기란 불가능한 일이다.
게다가 밤 12시까지 식당에서 주방 일을 도우며 어머니가 벌어들이는 수입은 고작 70여만원.
기초생활수급비까지 합쳐봐야 120여만원 남짓이다.

설상가상, 올해 고3 수험생이 되는 동생 치홍(17)이를 생각하면 미루는 대학진학에 대한 회의감마저 느끼고 있다.
“동생도 내년에 대학교에 가야하는데 지금 저희 집 사정으로는 제 학비 대기에도 턱없이 힘들어요, 꼭 대학에 진학해서 훌륭한 의사가 되고 싶었는데.”

하루를 한숨으로 지세는 미루.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미루에게는 이루 말할 수 없는 희망이 있었다.
지난 2004년 우수학생으로 전주공고에 입학한 미루는 당시 ‘서울대 진학 시 4년 장학금제공’을 꿈에 안고 오직 공부에만 매달렸다.

‘인문계 고등학교에 진학할까’하는 고민도 있었지만 힘든 가정형편 때문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함께 입학한 두 명의 우수학생과 함께 ‘실업고학생도 서울대에 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자’며 의지를 다지곤 했다.
밤샘 공부를 마다하지 않으며 열심히 노력한 덕분에 과 1등을 놓치는 일이 거의 없었다.
그런 미루의 노력을 하늘이 알아줬을까.

미루는 지난 9월, 서울대 1차 수시모집을 무사히 통과했다.
소식을 듣는 순간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하느님께 기도를 올렸다는 미루.
“정말 너무 감사했습니다, 1차 합격소식을 듣자마자 감사기도를 하고 어머니께 전화를 드렸어요. 그때 어머니도 떨리는 목소리로 저에게 고맙다고 하셨는데.”

하지만 미루의 기쁨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아쉽게도 수시모집 2차에서 탈락하고 만 것.

미루는 절망에 빠졌지만 힘든 식당일을 하느라 두 손이 퉁퉁 부어오른 어머니를 생각하며  힘을 냈다.
수능시험에서 최고의 성적을 내겠다고 굳게 다짐했던 미루는 아쉽게도 기대보다 훨씬 못 미친 성적에 또 다시 좌절해야 했다.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는데 성적이 너무 안 나왔어요, 집안사정을 생각하면 재수는 도저히 못할 것 같고요.”
학교 측도 이런 미루의 사정이 안타깝기는 하지만 규정상 서울대 합격자가 아닌 이상 지원이 불가능한 상태다.

담임선생님과 진학상담 선생님들이 나서 ‘전주공고 한양대 동문회’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등록비 마련은 불투명하다.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꿈에 그리던 대학진학이 어려워진 양미루군.
하지만 미루는 눈물을 글썽이며 힘차게 말했다.

“아무리 참기 힘든 일이라도 저와 동생 때문에 고생하시는 어머니를 생각하면 기분대로 행동할 수 없어요, 전 우리 어머니의 자랑스러운 아들이거든요.”
미루는 그렇게 꽁꽁 언 두 손을 비벼가며 다시 주유기 앞으로 뛰어갔다. 최승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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