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 건설업계가 올 들어 발주물량이 크게 감소한데다 외지 대형업체들의 시장잠식으로 극심한 불황을 겪고 있다.
9일 건설협회 전북도회(회장 윤재호)가 발표한 ‘6월중 건설공사 발주 및 수주동향’에 따르면 전북지역의 올해 6월말까지 상반기 건설공사 발주물량은 658건에 6337억원 규모로 작년 같은 기간 734건 8948억원에 비해 건수와 금액이 각각 10.4%, 29.2% 감소했다.
이중 전북지역 건설업체가 수주한 물량은 657건에 4112억원으로 수주건수는 전년동기보다 10.4% 감소했고 금액은 21.8%가 줄어 작년 수주물량의 5분의 4에도 미치지 못했다.
특히 본격적인 공사철인 6월에도 발주물량이 크게 줄어 건설업체들의 목을 죄였다. 6월중 전북지역 건설공사 발주물량은 160건에 1571억원으로 전년동기 184건 1986억원에 비해 건수는 13.4%, 금액은 20.9%가 줄었다.
여기에 외지업체들이 전북지역 건설시장을 대거 잠식하면서 지역 건설업체들의 밥줄을 흔들었다.
외지 대형건설업체들은 9건에 1226억원 규모의 건설공사를 수주해 전북지역 건설공사 수주물량의 4분의 1에 가까운 23%를 가져갔다.
건수는 9건에 불과했지만 이들 공사가 300억원 이상의 대형공사여서 지역자금의 외지 유출창구로 지목되고 있다.
대형공사는 대부분 정부기관과 정부투자기관 발주된 공사들이다.
정부기관에 발주한 공사의 39%를 외지업체가 차지했다. 정부기관 공사 수주물량 708억원 가운데 271억원이 외지업체 몫으로 돌아갔다.
정부투자기관에서 발주한 공사의 외지업체 잠식은 더욱 심각하다. 정부투지기관 건설공사 수주물량 1149억원 중 절반이 훨씬 넘는 659억원(57%)을 외지업체가 싹쓸이했다.
물량이 가장 많은 지방자치단체가 발주한 공사 가운데도 전체 수주물량 3407억원의 9%인 292억원을 외지업체가 수주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건설공사 발주물량이 전년도의 3분의 2 수준에 그치면서 지역 건설업체들이 죽지 못해 겨우 살고 있을 정도로 최악의 상태”라며 “발주물량 확대 등 건설경기 부양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성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