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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볼 수 없지만 희망을 보여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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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볼 수 없지만 희망을 보여주다
  • 윤가빈
  • 승인 2012.02.14 0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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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들의 손끝사랑봉사대

세상을 볼 수 없는 이들이 세상에 희망을 보여주고 있다.


전문 안마사자격이 있는 시각장애인 20명으로 구성된 손끝사랑봉사대가 그들이다. 손끝사랑봉사대는 지난 2000년 10월 창단 이후 요양원, 노인복지병원, 경로당을 월 2회씩 방문해 안마와 지압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손끝사랑봉사대는
손끝사랑봉사대는 전북시각장애인연합회 전주지회에 등록된 시각장애인들로 구성됐다. 협회 시각장애인 중 안마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시간장애인으로만 구성됐기 때문에 전문성까지 갖춘 자원봉사 단체다.

 
지난 2000년 창단 당시에는 전문안마사 10명을 중심으로 봉사대를 시작했지만 이후 봉사대 참가를 희망하는 지원자가 늘어 2001년 3월에 20명으로 증원했다.


20명으로 구성된 손끝사랑봉사는 현재까지 요양원과 노인복지병원, 경로당 등을 순회하며 월 2회씩 어르신들에게 안마 봉사를 실시하고 있다. 그들이 10년 동안 안마봉사를 실시한 인원만 1만명에 이른다.


안마는 혈액순환을 활성화 시켜주고 정서적 안정과 신체증진의 효과를 가져다주기 때문에 어르신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치료 중 하나다. 


이들의 안마와 지압, 발 마사지 등의 봉사활동은 질병과 장애로부터 고통 받고 있는 노약자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장애인에 대한 편협된 시각을 넓히다


손끝사랑봉사대는 장애인이 지원과 봉사를 받아야만 하는 수혜자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주고 있다.


비장애인이 장애인에 대해 가지고 있는 편협된 인식을 개선하고 장애인도 수혜자가 아닌 지역사회의 구성원으로 봉사의 주체가 돼 활동할 수 있다는 것을 손수 보여주고 있다.


자발적 참여로 이루어진 이들의 봉사활동은 지역공동체의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고 비장애인과 장애인에 대한 긍정적 사고를 유도하고 있다.

 
시각장애인 연합회 관계자는 “손끝사랑 봉사대는 비록 자신들은 볼 수 없어도 사회의 빛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이다”며 “이들의 활동은 장애인에 대한 편협된 시각을 점차 바꿔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의 봉사활동은 지역사회에서도 많은 인정을 받고 있다.


지난 2003년 엠마오 사랑병원으로부터 감사패를 받은 이후 2006년 2월 전북시각장애인연합회 노인회 공로패, 같은 해 3월 JTV 국제로타리클럽 초아의 봉사대상 단체상, 지난 2009년 7월 전주시장 표창패까지 다수의 기관에서 이들의 봉사활동에 대한 공적을 인정하고 있다.


인터뷰 김종춘 손끝사랑봉사대 회장

 

“봉사, 그저 좋아서 하는 거에요”


김종춘 손끝사랑봉사대 회장은 손끝사랑 봉사대의 창단 멤버다. 10년이 넘도록 봉사활동을 계속 이어간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닐텐데도 김 회장은 “좋아하는 일이기 때문에 오늘까지 이어왔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시각장애 3급으로 확대경을 이용해 글을 읽는 것이 가능한 정도다. 선천적 장애가 아닌 후천적으로 장애를 앓은 김 회장은 장애로 인해 잃은 것도 있지만 얻은 것도 많다고 전했다.


김 회장은 “장애를 갖기 전에는 삶의 여유가 전혀 없었다”며 “개인생활에 치중하다보니 주변이나 타인에게 관심을 갖는 일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장애를 얻고 나서 삶의 여유가 생겼고 주변에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도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나보다 어려운 이웃을 돕자고 시작한 일이 바로 손끝사랑 봉사다. 시각장애인이 봉사를 나왔다고 하면 환자나 노인들은 봉사대를 더욱 안쓰럽게 바라보기도 한다. 


김 회장은 “그런 시선이 싫지만은 않다”며 “서로의 아픔을 위로하면서 더욱 큰 공감대를 갖기도 한다”고 말했다.


손끝사랑봉사대의 가장 큰 수확은 장애인도 봉사의 주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렸다는 것이다. 비장애인들에게는 장애인이 사회적 약자로 도움을 받아야만 하는 존재로 인식돼 있지만 손끝사랑봉사대는 이 같은 시각을 바꿔나가고 있다.


김 회장은 “그저 좋아서 시작한 일이 사회적 인식까지 바꾸게 되는 계기까지 됐다고 하니 뿌듯하다”며 “나누는 기쁨과 함께하는 따뜻함을 알게 된 지금이 가장 행복한 때 인 것 같다”며 밝게 웃었다.
윤가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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