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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패션, 환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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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패션, 환생하다
  • 김미진
  • 승인 2006.04.30 08: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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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 백년 동안 땅속에 묻혀있던 우리 조상의 옷들이 다시 모습을 드러내서 우리들 곁으로 돌아왔다. 무덤 속에서 잊혀졌던 옛 사람들의 옷을 주제로 한 전시회 하나. 서울역사박물관(관장 김우림)이 단국대 석주선기념박물관(관장 정영호)과 공동으로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28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조선시대 무덤에서 출토된 옷을 전시하는 ‘다시 태어난 우리옷, 환생-석주선박사 10주기 추모 출토복식 특별전’을 연다. 

 각 시대별, 성별, 종류별로 다양한 무덤에서 출토된 옷 1백 여 점과 재현품 25점, 출토 복식 연구가 고 석주선 박사 유품 90 여 점이 한 자리에 모인다. 이 가운데 한성판윤(지금 서울특별시장)을 지낸 조경(趙儆)과 사도세자의 딸이며 정조임금의 누이인 청연군주(淸衍郡主)의 의복 등 중요 유물 20 여 점이 최초로 공개된다.

 특별전은 첫째 마당, 여인의 옷-청연군주의 당의, 금선단치마, 불경이 담긴 특수복, 임부복 등 여자복식 50 여 점, 둘째 마당, 선비의 옷-한성판윤(16세기말) 조경 등의 남자복식 50 여점과 이응태 부인의 편지, 영상물, 셋째 마당, 소년미라와 옷-조선소년미라, 영상물, 소년미라 분묘 출토복식, 넷째 마당, 다시 태어난 우리옷, 환생-출토복식 재현품 25 여 점 및 환생길, 다섯째 마당, 출토복식연구의 개척자-석주선박사 유품 90여 점으로 구분된다.

 여인의 옷(일상과 의례를 넘나들며)은 조선시대 여인의 옷은 다양한 형태의 저고리와 치마가 기본과 중심을 이룬다. 긴 겉옷인 포(袍) 대신 저고리와 치마의 소재와 장식을 달리 하여 일상복, 또는 의례복으로 착용했다. 여자의 저고리는 형태로 시대를 가늠할 수 있을 정도로 큰 변화를 보인다. 조선초기에는 남자의 옷처럼 품이 넓고 길었던 것이, 후기로 가면서 점차 짧아져 가슴을 가릴 수 없고 입고 벗기에 불편할 정도로 좁아진다. 학계에 최초로 공개되었던 출토복식 발굴사례인 청연군주의 당의를 시작으로, 유일한 성인용 자수저고리, 포도와 동자(童子)가 화려하게 직금(織金)된 스란치마, 서양 드레스보다 더 우아한 치마, 상류층 부녀자의 외출용 쓰개였던 너울, 전체를 금선단으로 만든 금선단치마, 불경을 찍어넣어 남편의 명복을 빌었던 부인의 옷, 최초로 발굴된 조선시대 임부복 등이 공개된다.

 선비의 옷(일상 속에서도 예를 갖추며)은 조선시대에 긴 겉옷인 포(袍)는 예의를 갖추기 위하여 반드시 입어야 했던 것이었다. 남자옷에서는 1999년 상암동에 월드컵경기장 자리에서 발굴된 이직과 이익정의 출토복식이 눈에 띈다. 이외에 한국 출토복식 연구의 개척자로 주목받아온 故 석주선 박사의 생전 유품들도 함께 전시된다. 한편 이번 전시에는 해평 윤씨 무덤에서 발견된 조선시대 소년의 미라와 옷이 공개됐다. 지난 2001년 11월에 무덤을 이장하던 중 발견, 연구작업을 해온 단국대가 ‘단웅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단웅이’는 부모와 형의 옷에 싸여 6세 사망 당시의 상태를 짐작할 수 있을 만큼 보존 상태가 양호하다. 소년 미라가 350년만에 깨어난 것. 소년의 자그마한 몸을 감싸고 있던 정체 모를 옷들은 부모와 형의 것들이다. 꽃이 만개한 초여름 5월, 사랑하는 아들을 차가운 땅 속에 묻어야 하는 애절한 마음을 가족들의 체온과 사랑을 담아 따뜻한 옷으로 싸주고 덮어주었던 모습에 다름 아니다. 단웅이는 지난달 26일부터 30일까지 5일동안 공개,전시됐다. 문의는 (02) 724-0114. 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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