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북을 사이에 두고 있는 광주?전남과 충남이 번갈아가며 뒤통수를 치고 있어 도민들의 허탈감이 커지고 있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있어 정치 쟁점화 시도가 계속될 것으로 보여 전북의 고립이 심화될 우려마저 제기된다.
◆ 해수유통 어불성설 = 충남도는 지난해 10월 충남도는 금강하굿둑 주변의 수질개선을 위해 제방 일부를 허물고 해수를 유통시켜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정부와 국회에 건의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8월 민주당 4대강 저지특별위원회가 금강 해수유통 방안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충남도는 금강하굿둑 1084m 중 200m를 철거해 12㎞가량의 상류인 서천군 신성리 갈대밭 앞까지 해수를 유통시키자고 주장한다.
지난해 2월 19일 농림부는 충남도와 서천군의 하굿둑 해수유통 방안에 대해 공식적인 수용불가를 천명했다.
해수유통시 금강호 주변 지역 농경지의 농업용수와 군장산업단지, 앞으로 조성될 새만금산단 공업용수 공급에 차질이 불가피해지기 때문이다.
해수유통시 4만3000ha 농지에 공급하는 농업용수 1억7700만톤과 군장국산단 공업용수 2900만톤 등의 공급문제가 발생한다. 특히 금강호 내 수위 상승으로 저지대인 부여지역을 중심으로 4000㏊ 가량이 침수 피해가 예상된다.
또 농업용수 및 공업용수의 취수위치를 상류지역 33km 지점(강경)까지 이전하는데 필요한 비용만 1조원 가량의 추가비용이 발생한다.
◆ 샌드위치 발목잡기 = 호남권의 테두리 안에서 지리-정치적으로 동질감을 유지해 온 광주-전남이 지난 3월 군산공항 국제선 취항을 전면 재검토해줄 것을 정부에 건의해 양 지역의 감정이 악화된 상태다.
광주-전남은 군산공항 발목잡기를 통해 무안국제공항 활성화와 광주공항 존치 등의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속셈이다.
여기에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공동 유치 제의를 거절한 전북에 대한 서운함도 일정부분 작용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충남이 해묵은 논란이 금강하굿둑 해수유통을 전제로 한 수질개선을 다시 추진하고 나서 전북이 중간에서 샌드위치 신세로 전락해버렸다.
충남은 군산 앞 바다의 해상경계 재설정 요구도 하고 있다. 이들 시도의 공격 대상은 새만금 사업이다.
새만금 사업과 자신들의 현안사업과 연계시켜 정부로부터 반대급부를 이끌어내려는 복안이다. 당분간 샌드위치 압박과 발목잡기 현상은 내년 총선과 대선 정국과 맞물려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 뒤통수 맞은 전북 = 최근 광주?전남과 충남의 잇단 발목잡기 행태에 대해 전북도정 안팎에서는 ‘손 내밀고 뺨맞고, 설마 했다가 뒤통수 맞았다’는 농담 아닌 농담이 나오고 있다.
광주-전남의 군산공항 국제선 취항 반대 건의는 전북도민들의 정서적 충격이 컸다.
오랜 이웃으로 생각했던 광주-전남에 대한 믿음이 컸기 때문이다. 보이지 않는 갈등을 계속해왔던 충남도의 잇단 발목잡기에 전북도의 반발심은 커진 상태이다.
가장 인접한 군산시와 충남 서천군간의 감정의 골을 심각해진 수준에 이르고 있다.
특히 전북도 안팎에서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와 관련, 도의회 차원에서 대선공약 이행을 공개적으로 촉구하고 나선 마당에 충남도가 뒤돌아 뒤통수를 칠지 몰랐다는 불만도 팽배하다.
도의회 김호서 의장 등은 지난 13일 충남도의회를 방문해 과학벨트 대선공약 이행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전북도는 지난 2월 과학벨트 새만금 유치계획을 철회했다. 광주시가 공동 유치를 계속 제의했지만 깨끗하게 포기했다.
전북도 고위관계자는 “LH공사 유치에 사활건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마당에 이웃 지자체들이 전북 현안사업에 대해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은 기본적인 선을 넘어선 것이다”고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윤동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