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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빠진 장수군 의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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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빠진 장수군 의원들
  • 전민일보
  • 승인 2010.12.29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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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비상 속 해외연수

“이런 사람들이 군의원이라니 정말 창피할 지경이다. 장수지역에 구제역이 발생하면 가만두지 않겠다. 자기들이 가축을 안 키우니 농민들의 마음을 알 리가 없지…”
도내 대표적인 한우농가가 밀집해 있는 장수지역 축산 농가들이 화가 단단히 났다.
장수군의원 7명 전원이 6명의 의회사무처 직원을 대동하고, 축산농가의 강한 반대에도 아랑곳없이 구제역 위험지역인 태국과 캄보디아를 여행하고 돌아왔기 때문이다.
장수군의회 유기홍 의장 등 7명의 의원들은 지난 20일부터 25일까지 4박6일간의 일정으로 태국과 캄보디아 해외연수를 다녀왔다.
의회사무처 직원 6명도 따라갔다. 태국과 캄보디아는 구제역 발생 국가이다.
정부는 구제역 위험지역에 대한 공무원들의 해외연수 자제를 요청한 상태여서 의원들의 연수에 동행한 공무원들의 처신에도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의원들의 연수목적은 ‘문화와 풍습이 다른 이웃나라의 문물접촉과 견학을 통해 새로운 사고의 전환의 기회로 삼아 군정 발전에 기여한다’고 명시됐지만 사실상 외유성 연수였다.
특히 지난달 29일 경북 안동에서 구제역이 발생하면서 장수지역 축산농가에 초비상이 걸린 시점이어서 해외연수 출발 전부터 논란이 컸지만 의원들은 연수일정을 밀어붙였다.
급기야 장수한우협회는 공문을 통해 구제역 최소잠복기간(5일)을 감안해 귀국 후 5일간 장수지역에 진입하지 말고, 고속도로 IC에서 방역작업을 거친 뒤 들어올 것을 요청했다.
이 때문에 지난 25일 새벽 6시 50분에 귀국한 군 의원과 공무원 등 13명은 곧바로 장수로 내려오지 않고, 대전 유성의 한 호텔에서 3박4일간 머물다가 28일 오전 8시 귀가했다.
하지만 협회는 구제역균 최소 잠복기간인 5일간 장수지역에 들어오지 말 것을 강력히 요청했지만 군 의원들은 3일 만에 새벽차를 타고 몰래 귀가해 비난여론이 커지고 있다.
더욱이 구제역 균이 열에 약해 협회에서 5일간 찜질방 생활을 요청했지만 의원들은 호텔에서 3일간 머문 것으로 드러나 축산농가의 공분을 사고 있다.
장수한우협회 한규병 지부장은 “축산농민들은 계획된 모임여행도 위약금을 지불하면서까지 취소하며 구제역 예방에 날밤을 세고 있는데, 군의원이라는 사람들이 구제역 위험국가에 버젓이 여행을 다녀온다는 게 말이 되는지 묻고 싶다”고 비난했다.
한 지부장은 또 “우리 축산 농가들은 절대로 (군 의원)용서할 수 없다”면서 “당장 가서 항의하고 싶지만 혹시라도 균이 옮길까 두려와 가지 못하는 게 현재의 축산농가의 심정을 그들(군 의원)이 알고나 있는지 모르겠지만, 절대로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장수군의회 현수막 게시대에는 지난 25일부터 장수지역 농민단체들이 내걸은 ‘구제역 수입한 군 의원, 해외로 수출하자’는 조롱 섞인 현수막이 3일째 걸려 있다.
윤동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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