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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를 마무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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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를 마무리하며
  • 전민일보
  • 승인 2010.12.09 09: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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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를 동고동락하던 달력을 바라본다. 이제 12월 한 장만 달랑 붙어있다. 무엇인가 하고 싶은 말이 많은 듯 작은 바람에도 흔들린다. 해마다 겪는 12월의 야릇한 감정, 어디 한 구석이 빈 듯한 공허함이 나를 짓누른다.
  밀레니움을 환호하던 2000년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강산이 한 번 변하였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옛말을 되새기지 않을 수 없다. 또 한 해를 보내면서 몇 번이고 반복하던 아쉬움이 그대로 남았다. 어느 지인이 말하기를 “인생은 항상 껄껄걸(걸걸걸) 하며 살다가 간다” 고 했다. 이렇게 했으면 더 좋았을 걸, 저렇게 했으면 더 좋았을 걸, 조금 더 노력했으면 더 좋았을 걸, 조금만 참았으면 좋았을 걸 ……
  며칠 전 인터넷을 뒤적이다가 “어느 노인이 남긴 구겨진 종이쪽지에……”라는 글귀를 발견하였다. 그 내용에서 나는 한해를 마무리하는 이 시점에서 내 마음에 꼭 새겨보아야 할 글귀를 찾아내었다. 바로 겸손하게 사는 방법, 말로 하기는 쉽고 평범한 일상인 듯 하면서도 실천하기 어려운 겸손하게 사는 방법 말이다.

돈 있다 위세치 말고,
공부 많이 했다고 잘 난 척 하지 말고,
건강하다고 자랑치 말고,
명예가 있어도 뽐내지 마소
다-아 소용없더이다.

  정말 그렇지 않은가!
  돈이 있으면 어떻게 쓸 것인가를 고민해야지 위세를 부릴 이유가 있을까? 행여라도 나도 모르는 사이 쥐꼬리만큼 내가 더 가졌다고 위세로 보일 행동을 하지 않았을까? 나도 그저 평범한 샐러리맨이지만 세상에는 나보다 어렵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수없이 많이 있을 수 있다. 그들이 생각하기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자기 스스로 행복을 찾을 수 있는 사람들은 가난을 이야기 하지 않는다. 내가 그렇듯이…… 그러나 나를 부러워하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상대적으로 그 사람보다 부자가 아닐까? 그로 인하여 다른 사람이 상처를 받은 적이 있다면 나의 언행에 위세가 보였을 것이기에 이 시점에서 나를 돌아다본다.
  또 다른 사람보다 조금 더 배웠다고 다른 사람의 눈에 으스대는 것 같은 모습을 보이지는 않았을까?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 즉, 가족, 동료 직원, 학생들에게 나의 편한 마음만을 누리지는 않았는지. 그래서 너무 편하게 말하고 행동하지는 않았는지. 한해를 마무리하는 이 시점에서 내가 가장 많이 생각해야 할 부분이다. 나의 하루 생활 중 절반 이상을 학교에서 보내면서 많은 사연들이 생기 곤 한다. 그 가운데 희노애락을 함께하며 살아온 1년을 마무리하는 시점이기에 직장에서의 나의 생활은 2010년을 통째로 돌아보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때로는 학생들의 잘못을 지적하며 학생들에게만 책임을 돌리지는 않았는지, 선생님들에게 너무 무거운 짐을 지어주지는 않았는지, 나의 급한 성미에 마음 다친 선생님이나 학생들은 없었는지 자세한 기억으로 반성해 볼 수는 없지만 내년에는 더 좋은 모습으로 다가가기 위하여 숙연한 마음으로 되돌아 보았다. 또 건강하다고 환자나 장애인, 그밖에 건강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다치게 한 적은 없는지도 생각해 본다. ‘건강한 육신, 정신을 보람 있는 곳에 활용해야지. 그리고 아름다운 마음을 실천하는 데 써야지’ 하고 다짐해 본다.

전주삼천초등학교 교장 / 김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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